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제공=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늦가을로 접어들어 들긴 접어 든 것 같다. 페이스북 등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낙엽 떨어진 사진 그리고 한 해가 가는 아쉬움 등이 담긴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

여기에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돌이켜 봄과 더불어 진한 커피 향이 묻어나는 글까지 요즘 아니면 볼 수 없는 주옥같은 사진과 글들로 가득 차 있다.

하기사 내 경우 금 번 학기가 안식년이어서 학교 출근은 안 하고 있는데도 왜 이리 일이 몰려오는지 숨을 쉬기 어렵다. 그건 그렇고 내가 운영하는 밴드에 어느 분이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려놓았다. 재미난 글이다.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똑똑한 아이가 되라고 아인슈타인 우유를 먹여 키웠습니다. 근데 이놈이 초등학교 다니는데 영~~, 세계적 인물은 못 될 것 같아서 우유를 바꿨습니다. 서울대학이라도 가라고 '서울우유'로요. 근데 이놈이 중학교를 가니 서울대도 가기 힘들듯 합니다. 아쉽지만 한 단계 낮춰야 할 것 같아 '연세우유'로 바꿨습니다. 근데 실력이 턱도 없어 마음을 비우고 좀 더 낮춰서 건국대학이라도 가라고 '건국우유'를 먹였습니다. 그런데 이놈이ㅠㅠ 고등학생이 되니 건국대 근처도 못 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유를 바꿨습니다. '저지방 우유'로요. 저어~~쪽 지방에 있는 대학이라도 붙어주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결국 그것도 힘들어 보여서 '3·4우유'로 바꾸게 됐답니다. 3년제 4년제 가리지 않고 합격만 해달라고. 이제는 그나마도 현실을 직시합니다. 대학 진학은 둘째 치고 학교나 안 빠지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매일우유'를 마시게 한 답니다. 매일 학교라도 빠지지 말고 가라고. 그나마 내 친구는 아들이 좋다는 우유 다 먹고도 대학에 못가고 낙담하며 살다가 마지막으로 '빙그레 우유'로 바꿨다고 합니다. 다 포기하고 빙그레 웃고나 살려고 한다고 하네요."

이 글을 보면서 한 참 웃었는데 여기에 정치인들을 대입해 보면 참 재미나다. 선거에 출마해 공약을 내세우는 모습을 보면 이순신급이다. 그러다 당선 된 후 하는 행동부터는 우리 생각과는 완연히 달리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다.

한 마디로 이건 아닌데 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결국은 우리 민초들 입장에서는 국회 회기 날짜라도 빠지지 말라고 매일 우유 먹는 심정까지 오게 된다.

그리곤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빙그레 우유를 먹게 되는 게 정치인들의 모습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니 아주 나쁘게 말하면 시작은 공약은 이순신인데 하는 행동은 이완용인 정치인들도 참으로 많다.

이제 내년 4월이면 총선이 치러진다. 출마 예상자들이 어찌나 지역에서 돌아다니시는지 선거철이 되긴 된 것 같다. 아예 중앙 정치는 포기하고 경로당 정치하시는 분도 계시고, 군의원인지 국회의원인지 구분이 안 되시는 분도 계시다.

아무튼 내년 4월 총선, 더 이상 우리 민초들이 매일 우유와 빙그레 우유를 먹지 않도록 제대로 된 분들을 국회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화병으로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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