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 충북체육회 운영부] 캐나다에서 세 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장 크레티앙(Jean Chretien)은 성공한 장애인의 표상으로 평가된다.

가난한 집안의 열아홉 형제 가운데 열여덟째로 태어난 그는 선천적으로 한쪽 귀를 먹고, 안면 근육 마비로 입이 비뚤어져 발음마저 정확하지 않은 장애인이었지만 장애를 이겨내고 정치인의 길을 걸었고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유능한 정치지도자로서 이름을 날렸다.

정치생활 40년동안 장관을 수차례 지냈고 총리를 세 차례 역임했다.

총리시절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국가기관들을 과감하게 민영화하고 국가경제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재정적자를 극복함은 물론 연간 100억 캐나다 달러의 재정흑자를 달성하면서 국가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치인으로서 장애는 어쩌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으며, 특히 말로 자신의 의지를 전달해 남을 설득하고 추종케 하는 정치판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경력도 없고 언어장애까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라는 반대파들의 집요한 공격에 그는 "나는 말은 잘 못합니다. 그래서 거짓말도 잘 못합니다"라고 맞서자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크레티앙의 말에 감동해 손뼉치며 환호했다는 얘기는 유명한 일화다.

자신의 신체 장애와 그로 인한 고통을 솔직히 시인함으로써 오히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의 정직함과 성실함은 자신의 불리한 조건을 이겨낸 힘이었다.

40여 년 정치인으로 살면서 크레티앙의 일화는 도덕성과 진실성을 담보로 하는 정치인에게 교훈이 되고, 덕목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이 같은 크레티앙의 일화는 비단 정치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들이나, 교육계에서 헌신하는 교육자, 행정을 담당하는 공직자 등 사회 각계 모두가 성찰해야 한다.

장애를 부끄러워하거나,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으로 만든 크레티앙이 캐나다 국민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는 정치인으로 성공한 사례는 모두가 본받아야 한다.

살아가면서 숱한 난관과 장애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신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경제적인 것이든 간에 도전하고 부딪혀 극복해 나가면 그 뒤엔 반드시 성공과 성취가 따른다.

그 위대한 성공과 성취는 진실과 정직, 성실과 인내, 용기와 신념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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