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주

지금 설악산이 진짜 설악산이다.
3주전 속초일대에 약 수 십cm의 폭설이 내렸기 때문에 설악산은 눈꽃으로 겨울단장을 했다.
그래서 지금 설악산이 진짜 설악산이라 한 것이다. 전지전능한 조물주의 예술감각이 겨울의 설악산을 설악산답게 변신시켜 충북 서생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
동해바다는 엄동이라야 진짜 동해바다다. 누가 저 넓은 바다에 쪽물을 가득 채웠는고?
필자는 2008년 12월 말까지 논문 4편 조사보고서 3건을 완료하느라 여가가 없었다. 1999년부터 수집한 충북의 구곡과 구곡시를 거의 완결했다. 2007년에 낸 '충북의 구곡과 구곡시'는 도(道)단위의 구곡과 구곡을 집대성한 최초의 단행본이다.
충북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돼있는 화양구곡도는 1756년 권신응이 그린 것으로 현존 최고의 화양구곡도이다.
'화양구곡ㆍ선유구곡의 완성과정과 화양구곡도'라는 논문에 그 사실을 밝혔다.
'현존 최초의 구곡시 창수집 덕산구곡시'를 탈고했다. 모두 발명특허급 논문으로. 은사님들의 정년기념 논문집에 게재했으니 학자로서 제자의 도리를 한 것이다.
12월 31일 '현존 최고의 화양구곡도'라는 논문을 완료했다. 23번 째로 확인한 충북의 구곡 '명도구곡'을 정리하고 있다
동해용왕님과 설악산신령님과 조상님의 영령께서는 참으로 인자하시고 영명하시다.
필자는 한국전통문화 유산을 정리 홍보하여 문화한국의 위상을 제고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 분들은 필자의 그간의 치적을 위로하고 재충전하라고 이곳으로 부르셨다.
강원도에 근무하는 중등학교선생님들을 모시고 강의을 하게되어 1월 4일 고성군에 자리한 경동대학교에 왔다.
중등교육연수원장인 이만식교수가 5일 연수받으시는 선생님전원을 모시고 만찬을 베풀었다. 석이버섯은 희귀종으로 난생 처음 먹어보는데 부드러우며 졸깃한 맛이 일품이다.
삼지구엽주를 대작하며 담소했다. 대화중 내 고향이 괴산이라하자 그가 말했다. "괴산은 남한의 중심이지요. 한국에 마지막 남은 오지입니다. 산수자연이 아름답고 앞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이라서 각광받을 것입니다." "그렇게 괴산의 산수에 대해 호평해주니 산수를 보는 식견이 있습니다." 이렇듯 타지사람도 괴산 산수의 수려함을 알아보고 올바른 산수평론을 한다.
다음 얘기는 지난 연말에 들은 것이다. 괴산 쌍계구곡 소금강을 가보고 실망이 커서 흥분하여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한다.
"이렇게 좋은 산수를 제대로 감상하게 해놓지. 휴게소를 길 건너 언덕으로 옮겨서 소금강 전경을 볼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으냐? 소금강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을 버렸다. 안타깝다. 괴산에는 이렇게 안목이 있는 사람이 없느냐?" 외지인들도 제대로 산수평론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그런 안목이 없어 개선의 길을 못 찾는 걸까.
난 지금 비판하고 질책하자는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이 보아도 아쉬움을 절감할 수 있는데, 왜 그것을 개선하지 못 할까. 사물을 감상하는데는 '감상최적선(鑑賞最適線)'이 있다.
그 사물을 가장 아름답고 운치 있게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거리와 위치를 말한다.
소금강은 휴게소로 인해 '감상최적선'에서도 제대로 운치를 느낄 수 없다. 이 기회에 최상의 감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그러면 그들은 소금강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어 다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또 산수평론지수와 산수자원관리지수도 격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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