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나가 충청대 교수

▲ 도쿠나가 충청대 교수.

[도쿠나가 충청대 교수] 지난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사실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실험이 기존의 원자탄이 아닌 수소탄이었다는 북측 발표에 전세계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리고 그 충격이 채 가지기도 전에 한 달 뒤인 지난 7일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수소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무기 중 가장 치명적인 파괴력을 지닌 무기로 잘못 사용되면 인류의 멸망을 불러올 수도 있는 '최종병기'다.

이론상 1만 3000km를 날 수 있다는 이 발사체를 놓고 북한은 평화적 이용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북한이 수소탄을 경량화하고 로켓 성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면 그것이 대륙간탄두미사일 개발로 직결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현재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UN 안보리가 열리고 제재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북한이 국제사회의 맹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 까닭은 총체적 파탄에 빠진 국가붕괴의 위기를 모면하고,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이 일거에 모든 상황을 역전시켜 국제사회의 헤게모니를 움켜쥘 수 있는 기사회생의 유일한 카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정부는 특단의 조치로 대응할 것을 천명하고 경제적,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개성공단을 폐쇄한 데 이어 북한의 UN회원국 자격 취소를 거론하면서 연일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문제는 중국이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고도의 미사일요격능력을 획득함으로써 자국의 전략적 우위가 위협 받는 것을 경계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사드의 레이더시스템(AN/TPY-2)의 탐지거리가 1000km를 넘어 군사적 기밀이 손바닥 보듯이 한미연합군에 노출된다는 데 있다.

과거에도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할 때마다 중국은 이를 비난하고 경고를 했지만 결정적인 제재를 실행하진 않았다.

이번에도, 앞으로도 중국은 음으로 양으로 북한을 감싸려고 들 것이다.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남한 주도로 남북이 통일돼 한반도에 힘이 있는 자유민주주의국가가 들어설 것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중국이다.

그 동안 전승절 열병식 참석, AIIB 가맹 등 현 정부는 동맹국들의 우려를 뿌리치고 '전략적 모호성'을 주장하며 중국을 향해 연신 미소를 보내왔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략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정작 자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통감하게 됐다.

국민을 위해 국가가 할 일은 많지만 그 어느 것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만큼 중요치 않다.

현명하고도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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