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문제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간다. 이를 테면 진로(취업), 경제적 빈곤, 대인관계, 질병 등으로 괴로워하거나 속을 태우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한 평생 살아가자면 고통과 괴로움도 따르는 것이다. 그러기에 고민(苦悶)이라는 심적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잘 다스려 나가는 삶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에 의하면, 걱정거리의 96%는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며, 나머지 4%정도만 고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걱정들은 할 필요가 없는 걱정이라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미리 결과를 가정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두고 계속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다고 일이 잘 해결되지도 않으며, 오히려 독(毒)이 되고 근심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고로 우리는 지금 하는 고민이 과연 필요한 고민인가를 곰곰이 헤아려 제대로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릇 고민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해 볼 수가 있다. 즉, 우리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초자연적 현상이나 이미 지나간 일들은 내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거나 소용없는 것들이다. 그 나머지는 어려워도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 다룰 수 있는 고민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신이 감당할 있는 걱정거리를 중심으로 다스려 나가는 일이 현명한 노릇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사소한 근심거리는 그냥 접어두고, 당면한 주요 문제를 중심으로 면밀히 관찰해 이를 객관화시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풀어가야 된다. 나아가 진정으로 혜안(慧眼)과 능력을 가진 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큰 힘이 될 수가 있다. 다음으로 삶의 목표와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해 원칙중심으로 살아가야 한다. 원측 중심의 생활은 어느 순간, 벽에 부딪치거나 실패와 좌절을 겪어도 균형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경(詩經)에 나오는 '추운 겨울의 고난을 이겨낸 매화만이 맑은 향기를 낸다' 라는 한고청향(寒苦淸香)과 같이 비록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야만, 뜻을 이룰 수 있고 기쁨과 보람을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캐럴 실즈의 소설에 등장하는'소토너'와 존 윌리엄스의 소설 '소톤 다이어리'의 주인공이 그 작품 속에서 삶의 수많은 굴곡과 시련을 돌덩이처럼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모습을 새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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