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바야흐로 나라의 중대 행사인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우리의 목전에 와있는 것이다. 무릇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대의민주주의(代議民主主義)기관으로, 국가발전과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돌이켜 보면 우리 국회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렀으며, 아직도 국회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구태의연한 정치문화와 역기능적 정치시스템 그리고 개인의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의 국회 모습을 보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본질적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공허한 정치적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패거리 정치와 흑백논리로 정치적 경쟁이 아닌 투쟁을 일삼기도 한다.

 게다가 자신의 정치철학이나 신념도 없이 오로지 출세와 영달만을 위해 정치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자들은 교묘한 수단과 방법으로 권력층에 접근해 그 힘으로 당선의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이들은 진정한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이다.

 사실 정치꾼의 특성은 거짓과 술수에 능하다. 반면에 철학과 신념은 물론 자기 희생정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꾼들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권력에 취해 민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당리당략에만 몰입한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들에게 많은 실망과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나아가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을 키우게 된다. 

 무릇 한 나라의 지도자는 정치철학이나 역사의식이 있어야 하고 시대정신을 지녀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덕목이야말로 정치적 비전으로 승화되어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정치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알렉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고 했다. 결국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듯 불량한 자들을 국회에 입성하지 못하도록 냉철한 이성과 분별력으로 우리 모두 주권을 올바로 행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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