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 '날개 없는 추락'

고교생 "차비 대주지 않는다"
친구에 흉기 휘두르고 달아나

초등교사, 여교사 4명 성추행 
모 고교선 여학생 성희롱 의혹

교편 잡은 지 2년이나 된 교사
임용 전 성범죄 혐의로 구속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충북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교원들의 잇따르는 성관련 범죄에 이어 학교 폭력 사건까지 터지면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차비를 대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청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을 긴급체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달 30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A군은 평소 같은 학교 친구인 B군(18)에게 버스비를 달라며 괴롭혔고, 피해자 B군은 횡포에 못 이겨 종종 돈을 건냈다.

A군은 전날 오후 7시 33분쯤 청원구 오창읍의 한 상가로 B군을 불러내 건물 2층 화장실에서 '왜 버스비를 주지 않냐'면서 윽박지르다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된 B군은 피를 많이 흘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친구 A군이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9일 오후 9시 56분쯤 음성군 금왕읍 A군의 집 앞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B군이 버스를 대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중순쯤 C모(17)군 등 10대 4명이 청주 청원구의 한 공원에서 D군을 4시간 동안 집단폭행했다. 돈을 잃어버린 D군이 자신들을 의심해 화가 났다고 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를 받고 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피해자인 D군은 치아가 부러지고 목에 화상까지 입었을 정도로 가해 학생들이 휘두른 폭력은 가혹했다.

충북 교육계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교단의 성범죄로 체면을 구겼다.

청주 한 초등교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교사 4명을 잇따라 성추행했는가 하면 고교 교사가 술에 취해 교실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교편을 잡은 지 2년된 충북의 한 초등 특수교사가 임용 전 성범죄 혐의로 뒤늦게 구속됐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가족으로부터 이 교사가 구속된 사실을 확인, 직위해제 했으며 사법기관으로부터 공무원 범죄 처분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특수교사 E씨가 근무하는 초등학교는 최근 E씨 가족으로부터 그가 다른 지역 사법기관에 구속돼 출근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E교사가 임용 전인 2014년 발생한 문제로 구속됐고,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는 보고를 그가 소속된 학교로부터 받았다"며 "일단 매뉴얼에 따라 지난달 25일 그를 직위해제했다"고 전했다.

연루된 범죄가 2년 전에 발생했고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했던 점으로 미뤄 E교사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오다 혐의가 입증돼 연가를 낸 지난 22일 법정 구속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교사 측은 "누명을 썼다"며 학교에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교사는 수사기관에서 무죄를 주장했고, 지난해 3월 임용(부임) 후 피의 사실을 교육청이나 학교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 범죄는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에 해당되지만 이 교사는 유죄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임용고시에 합격해 신원조회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교원의 성관련 범죄에 이어 학교 폭력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교육현장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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