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푸르름이 짙어 가는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로 이어지는 가정의 달이다. 매년 맞이하는 가정의 달이지만 일회성 행사로 끝나고 구호에 그치는 느낌을 받는다. 가정은 삶의 바탕이요, 우리의 안식처이건만 거리를 헤매는 노숙자가 늘어 만가는 오늘의 현실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증자(曾子)는 효자자백행지선(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온갖 행실에 앞선다'고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孝)와 부모의 자식 사랑을 강조하고 있지만 오래 전 부모를 살해한 대학을 나온 간부공무원인 아들의 패륜행위나 핏덩어리인 어린 자식을 거리에 버린 어머니의 비정, 생활이 어렵다고 나이 드신 부모님과 어린 자식을 팽개치고 가출하는 젊은이들의 행태는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나의 집이여 아무리 작아도 너는 나의 궁전'이라했고 독일의 시성(詩聖)인 괴테는 '왕이건 백성이건 가정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육군에서 현역으로 복무하던 늦가을이었다. 어느 작은 빵집 앞을 지나는데 방문을 열어 놓고 즐거운 표정으로 저녁을 먹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은 가난하지만 행복해 보였다. 오늘의 우리 현실은 이혼의 증가 속에 결손가정은 늘어가고 실업의 증가로 노숙자가 늘어나며 핵가족 속에 노인은 설자리가 좁아지고 관광지에 버려지거나 양로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채근담에 이르기를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부모는 자애로운 마음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당연이 그리해야 할 일 이라고 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이혼이 증가하면서 결손가족이 늘어나고 청소년기에 안정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자라야 할 청소년들이 버려진 채, 제대로 성장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역경(易經)에 '가정이 안정돼야 사회가 밝아지고 나라가 바로 선다(家道正天下定矣)'고 했고. 명심보감에도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이라고 하지 않는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도록 다함께 노력해야한다.

 공자는 정명론(正名論)에서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답기를 권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으며 우리는 각자 가정에서 주워진 역할을 수행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갈등과 오해는 줄어들고 이는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첩경이 되리라. 칭찬을 하면 고래도 춤을 춘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는 너무 칭찬에 인색하다. "아홉 가지 꾸짖을 일을 찾아 꾸짖기보다 한 가지 칭찬할 일을 찾아 칭찬해 주는 것이 그 사람을 개선하는데 유효하다"는 카네기의 말처럼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 속에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날마다 좋은 날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며 가정의 달, 5월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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