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바이러스 16·18형이 원인 70%
2기 후반 들어서면 방사선 요법도 필요
성경험 전 접종 권장… 정부, 무료 지원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이달 중순부터 일명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으로 12세 여성 청소년 대상 무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실시된다.

보건복지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이 사업은 초경을 전·후한 여성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질병을 예방하고자 마련됐다.

자궁경부암은 주로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백신으로 70% 이상 예방할 수 있어 12세 연령에서는 6개월 간격으로 2회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정부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지원으로 2회 접종에 30~36만 원 가량의 전액을 본인이 지불해야 했던 부담을 줄여 이후 예방접종률 향상 및 자궁경부암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정부 사업을 통해 다시금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과 부인암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최석철 소장의 도움말로 자궁경부암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인유두종 바이러스 16·18형을 주의하라

자궁경부암은 자궁암의 일종이다. 자궁암의 종류에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체부암 등이 있으며 이 중 자궁경부암이 자궁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HPV)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반드시 자궁경부암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100개 이상으로 밝혀진 대부분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6형과 18형으로, 이 두 가지 형이 암 발생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16·18형과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그 즉시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자연 소실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존재하면서 세포 변화를 일으키고 정상 조직에서 암이 발생하기까지의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간 단계인 '전암병변'을 통해 암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기까지는 보통 10~20년 소요된다.

이밖에도 흡연, 클라미디어(성병) 감염,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적은 식이, 장기간 경구피임약 사용, 출산 수가 많은 경우 등도 자궁경부암 발생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성관계 후 출혈 지속 시 의심해봐야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암이 서서히 진행되면 성관계 후 출혈·월경 외의 비정상적 출혈,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나 출혈성 분비물, 배뇨 곤란, 아랫배와 다리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성관계 후 출혈이 대표적인데 처음에는 약간 묻어나오는 정도지만 점차 양과 횟수가 증가하며 간혹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자궁경부암이 주변 장기로 침범했을 때는 배뇨 곤란, 혈뇨, 신부전, 허리 및 하지 통증,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미 이런 증상을 느낀 후 병원을 찾는다면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0기에서 4기로 구분되고 자궁 경부와 주변 조직으로 퍼져가는 정도에 따라 기수가 올라가며 전암병변 상태이거나 1기 초기의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나 냉동 치료, 원추절제술 등 간단한 시술 만으로 치료 가능하다.

그러나 2기 초기 이후의 암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자궁과 주위 부속기, 골반 부위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 등을 전부 제거하는 광범위한 절제술이 필요하고 2기 후반부터는 일반적으로 항암·방사선 동시 요법을 시행한다.

0기의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이르고 1기에는 90%, 2기에는 70%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치료율이 높지만 3기나 4기인 경우에는 완치율이 낮으므로 무엇보다 조기에 암을 진단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 백신' 있는 유일한 암, 선택 아닌 필수

자궁경부암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예방 백신이 있는 유일한 암이며 이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16·18형에 대한 백신이고 예방 효과가 최대 98% 정도에 이른다.

성경험 전 접종이 가장 좋으며 26세 이전에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고 성인의 경우 6개월 동안 총 3회에 걸쳐 접종이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에 대한 국가 지원이 없어 약간 고가인 것이 문제이긴 하나 백신만큼 효율적이며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접종이 필히 권장된다. 이밖에도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미혼 여성들이 산부인과 방문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거부감을 없애야 하고 성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번 정부 사업은 여성 청소년들에게는 예방 차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사업이므로 무료 접종 시기에 맞춰 반드시 대상에 포함되는 자녀들은 꼭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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