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중소도시는 도심쇠퇴와 시설낙후로 인한 공동화현상이 도시문제로 대두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재생기법과 사업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도시의 외연확장으로 인한 신도시의 건설과 협소하고 낡은 기반시설은 그 지역 거주민은 물론 방문자에게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시급한 것은 도심의 주거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어떤 정주환경이든 주거가 근간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과 문화는 물론 상업기능의 수요창출 등 다양한 사회 및 경제활동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환경적으로도 도심 거주는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지 최단거리를 유지함은 물론 외부로부터 이동현상이 감소되기 때문에 환경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도시는 일터와 거주지가 떨어져 있어 낮에는 도심으로 밤에는 교외로 이동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도심은 야간에 비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도심주거의 확대는 이러한 시간대별 이동을 최소화하여 공동체의 안정감을 주며 기존 공공인프라의 유효이용성이 증대된다. 이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방식의 주거환경정비를 실시해 도시내부의 황폐한 지구를 개선하고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이나 뉴스테이사업을 통해 공공형 주거기능을 확장시키고 민간임대사업유치를 통한 차별화된 주거공급이 필요하다.

 도심 주거기능 향상을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고령자 친화적 도심 만들기'이다. 보통 고령자의 경우 요양의 개념에서 전원생활을 바람직하게 생각하였으나, 현대도시에서는 오히려 교통이 편리하고 복지나 문화시설 접근이 좋은 지역을 선호한다. 특히 핵가족화와 경제활동으로 인해 고령자에 대한 가족간 교류나 혹은 다른 집단과의 교류가 어렵게 되어 그들 간의 장소형성을 통한 대체 교류기회부여가 필요하게 된다. 이를 위해 비교적 건강상태가 양호한 고령자를 위한 집합케어하우스나 생활보조가 필요한 거주시설, 혹은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퍼스형의 복합시설로 보살핌이 필요한 고령자 커뮤니티의 건설이 필요하다.

 도심활성화를 위해서 상업기능강화정책도 수반되어야 한다. 상업기능은 거주자의 생활편익을 높일 뿐만 아니라 통근자나 여행자 등 외래인의 소비활동을 통해서 외부로부터 소득을 가져오기 때문에, 상업기능의 재생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민간과 지자체 합동으로 투자기관을 설립하여 집중소매관리수법을 통해 중심부에 보행자중심의 전문성을 가진 쇼핑몰을 조성하여 관리한다. 현재의 성안길이 이러한 기본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각 건물단위의 상업활동이 아닌, 전문적인 회사에 의해 건설 및 관리가 되어 체계적이면서 하나의 단위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간창조는 지역의 전통이나 아이덴티티를 느끼게 하는 장치 또는 문화예술이 중요한 인자가 된다. 이는 곧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것 자체를 즐겁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창조를 의미하는 동시에 내방자의 체류시간이 길어져 경제활동의 활성화와 직결되게 된다.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려면, 사람들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는 중저층건물을 중심으로 하고, 골목길 등으로 유회성(遊回性)이나 영역성(領域性)을 갖추는 등 도시설계적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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