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막내가 앵커 됐으면 참 좋겠다. 늘그막에 얻은 늦둥이 두 녀석, 애비는 환갑이 되어 가는데 아들 둘은 이제 중학생이다. 지난주 아들의 기말시험이 있었다. 아이가 시험을 본 건지 내가 본 건지 모르겠다. 자식이 뭔지 모르겠지만 부모들은 아이 성적 올라 갈 때 행복감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이 성적에 따라서 부모님의 어깨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니 아이러니하다. 성적과 관련해서 SNS에 부모님 직업에 따른 성적 올리는 방법이 나와 있다.

 "금은방 집 자식은? 금방올린다, 채소가게 자식은? 쑥쑥올린다, 한의사 자식은? 한방에 올린다, 성형외과 자식은? 몰라보게 올린다, 자동차영업사원 자식은? 차차 올린다, 부동산 자식은? 불붙기 전에 올린다, 증권사직원 자식은? 상한가로 올린다, 백화점사장 자식은? 파격적으로 올린다, 총알택시기사 자식은? 따불로 올린다, 목욕탕 집 자식은? 때를 기다린다, 건설회사 자식은? 탄탄하게 올린다, 술집 자식은? 술술 올린다, 도둑의 자식은? 슬그머니 올린다, 이불집 자식은? 덮어놓고 올린다"

 참 재미있는 글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 집 자식이 성적 오를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요즘 언론 보도 스타일에 대해 재미나게 표현한 글이 있어 이것을 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예수가 "위선적 바리새인들에게 분개해 '독사의 자식들아!"을 말한 것에 대한 언론보도는 "예수, 국민들에게??새끼막말 파문", 석가의 "구도의 길 떠나"의 경우 "국민의 고통 외면, 제 혼자만 살 길 찾아나서", 그리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경우는 "오만과 독선의 극치, 국민이 끝장내야",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에 대한 보도는 "소크라테스, 악법옹호파장", 시이저의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시이저, 평소 주사위 도박광으로 밝혀져", 이순신의 "내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에 대한 보도는 "이순신, 부하에게 거짓말하도록 지시, 도덕성 논란 일파만파", 김구의 "나의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통일입니다"에 대해선 "김구, 통일에 눈멀어 민생과 경제 내팽개쳐"

 "너 자신을 알라"에 대해선 "소크라테스, 국민을 바보 취급하며 반말 파문", 클라크의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의 경우 "클라크, 소년들에게만 야망가지라는 심각한 성차별 발언,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 지구멸망 악담 , 전 세계가 경악 분노", 전두환의 "전 재산 29만원"은 "현 정권 국가원로 홀대 극치, 코드인사 보훈처장 경질해야", 링컨의 "국민의, 국민에, 국민을 위한..." 의 경우 "국민을 빌미로 하는 국가정책에 국민은 피곤",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현 정권, 신이 죽도록 뭐 했나?"
                            
 배꼽 잡고 웃었다. 이글을 보면 표면적으로는 언론의 보도 형태를 재미나게 꼬집은 것 같지만 한 편으론 이런 글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언론계 및 국민들이 성숙됐고 더 나아가 즐기는 여유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 그런지 난 막내가 앵커가 되는 게 소망이다. "민영아, 공부 열심히 해서 앵커 되어야 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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