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프랑스에서는 유럽축구의 맹주를 가리는 유로 2016 경기가 열렸다. 유럽축구연맹의 주관하에 4년 마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지 않는 중간에 개최하여 월드컵 못지않게 유럽 축구 마니아들의 인기가 있으며 총 24개국이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 경기에 진출하게 되어 있다. 최근 국제적인 테러의 위협 그리고 과열된 응원에서 파생되었던 훌리건들의 난동 등 여러 가지 대외여건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유로 2016 이 마무리 되었다. 이번 경기를 보면서 우승국가 보다도 더 주목 받은 국가가 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아이슬란드는 원래 아이슬란드공화국으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 서쪽 북대서양에 위치한 외딴 섬 나라이다. 국토 면적은 10만 3천 제곱킬로미터 이며 인구는 약 33만 명 정도 이고 수도는 레이캬비크이다. 우리나라와는 1962년 10월부터 외교관계가 수립되어 지금 현재 주 노르웨이 대사가 아이슬란드 국가 외교업무를 겸무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국가대표 감독인 라스 라예르베크는 6월 초 부터 7월 초 까지 한 달 간의 기간을 '행복한 여행'으로 표현하면서 잘 싸워준 선수들과 혼신의 마음으로 응원해준 아이슬란드 국민에게 모든 고마움을 전달하였다. 아이슬란드의 전체 인구는 33만 명에 불과하여 우리나라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체주민 수와 비슷하다. 그리고 국토의 약 80% 이상이 빙하와 용암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어떤 국가보다도 지형학적으로는 어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척박한 자연 환경과 어느 누구도 축구의 변방인 아이슬란드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그들은 이번 유로 2016의 기적 같은 드라마를 만든다. 먼저 아이슬란드는 사상 최초로 지역 예선을 통과하여 전 국민들의 열망인 유로 2016 본선에 처음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헝가리와 함께 본선 조별리그 F조에 편성 되었고 대부분 유럽인들은 아이슬란드가 초반에 16강을 탈락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첫 경기인 6월 15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과 1대1로 비겼다. 그리고 조별리그 2차전 헝가리와의 경기에서도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하면서 유로2016 본선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본선 16강 경기에서는 이번 유로 전 경기를 통해 최고의 이변과 명승부로 꼽히는 축구 종가 영국(잉글랜드)과의 경기였다. 축구 전문가들의 예상으로는 변방 축구의 아이슬란드가 축구 종가 영국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이 예상을 깨고 축구의 본고장 영국을 2대1로 이겼다. 아이슬란드에 등록된 프로 축구선수가 겨우 1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고 그 선수대부분들도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 주말에 동네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축구 명가 영국을 이기고 8강으로 간 것은 바로 기적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기적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북극에 가까워 일 년 동안 약 5개월만 태양을 볼 수 있는 열악한 자연환경과, 국토의 대부분이 빙하로 되어 있어 아이슬란드라는 국가 이름을 얻게 된 약점과 핸디캡을 끈끈한 동네축구의 팀워크로 극복하였다는 사실이다. 결국 축구는 몇몇 스타 선수의 개인플레이가 아닌, 11명의 결속된 팀플레이로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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