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3.2%, 필자가 속한 그룹의 비율이란다. 필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런 희소성 있는 그룹에 속할 수 있다니 놀랍다. 이 비율은 다름 아닌 2015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조사에서 1주일간 종이신문을 매일 읽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다. 필자는 아침 출근 전 종이신문 보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주류 일간지중 한가지와 경제신문을 포함한 2개의 신문을 구독중이다. 기사양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토요일에는 읽는 양이 적어 아쉬움이 느껴지고 신문 배달이 없는 일요일에는 마땅히 해야할 일을 못한 것 같은 허전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한번은 수업도중 학생들에게 집에서 종이신문을 구독하면 손을 들어 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한명도 손들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충격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뉴스를 스마트폰이나 PC 등 포탈을 통해 접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필자는 학생들에게 사회의 흐름을 느끼려면 아무래도 인기 위주의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뉴스만 보여주는 포탈보다는 종이신문을 통해 폭 넓고 다양한 뉴스를 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종이신문 구독을 권장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종이신문에 대한 통계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내가 3.2%에 속해 버린 이유가 이해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서 자료에 의하면 1996년 69.3%였던 신문 정기구독률이 2015년 현재 14.3%로 매년 감소해 왔고, 2016년에는 일반인 35%가 10년 안에 종이신문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를 뒷받침이나 하듯이 2016년 3월26일에는 실제로 영국 유명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마지막 종이신문을 발행했다. 이날 발행한 신문에는 'STOP PRESS'라는 문구로 표지를 장식했다고 한다.

 요즘 20~30대 젊은이들은 뉴스기사는 스마트폰으로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인터넷포털에서 본다고 한다. 2009년에는 뉴스를 보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TV(57.7%), 인터넷(19.8%), 신문(14.8%) 순이었다. 하지만 2015년에는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는 응답자가 81.9%였다. 충청지역만 봐도 집에서 종이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사람은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 유통업체인 포탈과 뉴스공급 업체인 언론사와의 관계에서 언론사들이 유통업체인 포탈에 빠른 속도로 종속되어 가고 있다.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뉴스검색 알고리즘에 자사의 뉴스가 노출될 수 있도록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포탈 뉴스에 진입하기 위해 온갖 관계를 동원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요즘은 아예 이러한 종속 관계를 벗어나 보기 위해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 등을 통한 뉴스유통이나 언론사 홈페이지를 포털로 만드는 전략도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종이신문이지만 아직도 일반인의 67.8%는 "기사를 읽고 난 후 기억이 더 남는 쪽은 인터넷신문보다 종이신문"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시대적 대세인 디지털과 감성의 아날로그의 장점을 잘 곁들여 끊임없는 독자들의 사랑으로 많은 종이신문이 장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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