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정숙 수필가

[육정숙 수필가] 청주 인근 지역에 성모꽃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천주교인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암 환자 분들의 쉼터인데 열흘간 쉬었다가 일상으로 돌아가곤 하는 곳이다. 환자들의 쉼터라 하면 어두운 분위기부터 연상하지만 그들에게선 환자의 티가 나지 않는다. 우울해 하거나 찡그리거나 어두운 모습이 없다. 언제나 밝고 환한 모습들이다.

 그들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할 때면 내 마음조차 고요해지며 평온한 느낌을 받는다. 그곳 신부님의 강론을 통해 두려움과 고통과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생활하다보니 많은 환자들이 건강을 회복해 가고 있었다.

 당신은 힘들고 지쳐있을 때 누구를 찾게 되는가! 누구든지 시련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각자의 삶의 모습을 결정 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이나 말로서는 달라지는 게 없다. 행동을 함으로써 표현이 되고 그 삶의 향방이 정해지는 것이다. 나 자신을 포함한 누구든지를 판단할 때도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 가보다는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보고 그 사람을 알아간다면 어떤 경우든 우리는 서로에 대해 믿음과 신뢰가 쌓여 갈 것이다.

 요즘 경제적, 정치적으로도 힘들고 국내외에는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와 분쟁, 사건, 사고들이 발생한다. 현 시대가 우리를 두렵게 한다. 팔월의 날씨마저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로 우리를 지치게 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더 힘들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통하여 힘을 얻으며 그들과 함께 온정을 나누는 한여름이 되길 하나님을 향하여 두 손을 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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