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 충청북도체육회 전문체육부장

[김병선 충청북도체육회 전문체육부장] 입추가 지났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사그라들 줄 모른다. 이 무더운 여름이 가면 결실의 계절 가을이 온다. 서서히 익어 가는 과일을 보면서 그 속에 숨겨진 삶의 진리를 들여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추나무가 열매를 맺기까지는 겨울, 봄, 여름 동안 태풍과 천둥, 벼락을 맞는 험난한 과정과 무서리와 땡볕 등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면서 비로소 붉고 둥근 한 알의 야무진 대추가 영근다. 역경과 시련을 견디는 성숙의 과정을 거친 것이어서 한 알 한 알 위대하다. 그것이 대추 한 알이 알려 주는 삶의 진리가 아닐까 한다.

 우리들의 삶도 다르지 않다. 살아가면서 태풍도 맞고 천둥, 번개도 맞는다. 땀 흘리며 피눈물을 흘려야 하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도 있다. 지금 지구 저편 정열의 땅 브라질 리우에서는 하계올림픽이 한창이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그 곳에 쏠려있다. 우리 도에서도 양궁의 김우진을 비롯해 선수 8명과 임원 6명 모두 14명이 참가했다.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된 그 얼굴들을 보면서 열대야에 잠을 설쳐가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냈을 때는 내 일 인양 기뻐하고 탈락에는 안타까워한다. 그들이 그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날들을 보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메달 경쟁이 국력 대결 양상으로 펼쳐지는 스포츠경쟁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은 전 국민의 승리로 봐야 한다. 국민적 자부심과 자신감을 키우는 데는 스포츠만한 것이 또 있을까.

 올림픽은 도전의 무대다. 올림픽은 드라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긍정의 마음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만들어낸 각본 없는 드라마가 속출했다.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확률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선수나 팀을 일컬음)으로 꼽히던 선수들이 반란을 일으킨 경우도 많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되 뇌이며 역전우승을 차지한 펜싱의 박상영 선수, 여자유도 66kg급에서 20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획득한 정보경 선수 등은 열정과 의지로 역경을 이겨낸 스토리의 주인공들이다.

 스포츠스타들의 자랑스러운 승리 뒤에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훈련을 극복해온 긴 과정과 고난의 시간이 있다. 이번 리우에 나간 우리나라 올림픽영웅들의 감동어린 활약상을 보면서, 우리는 작은 고난과 갈등에도 쉽게 포기하거나 조금 어렵다고 목표를 눈앞에 두고 좌절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본다. 땀과 열정, 그리고 집념으로 고난을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있다면 성공의 길은 분명 저 앞에 있다. 역시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경을 극복하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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