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윤 세계도덕재무장 충북본부장

[민병윤 세계도덕재무장 충북본부장] 법원과 검찰청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주차하기가 힘들 정도로 말이다. 그것은 민사·가사·형사·민원 등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과 사안들에 대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면서 법의 심판과 보호를 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는 삶의 수단에 불과한 물질문화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잠식하고 불신과 반목,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세대 간의 갈등과 불화, 힘든 일을 기피하고 쾌락만을 추구하는 그릇된 사고방식과 생활패턴의 변화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산물들이 아닌가 싶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회구조 속에서 나름대로의 생활패턴이나 눈높이, 추구하는 욕망이나 가치관이 다르다보니 서로의 분쟁이나 갈등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법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만이 분쟁과 갈등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접근하는 것이 과연 우리의 삶에 있어서 바람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당사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으며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법의 잣대로 재단하기에 앞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열린 마음으로 화해하면서 분쟁과 갈등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 또한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정을 통한 분쟁과 갈등의 해결은 서로가 웃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는 것이며 승자도 패자도 없는 말 그대로 당사자들의 화해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정위원들의 자세와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조정위원들은 분쟁과 갈등의 요소를 사전에 충분히 연구, 분석, 윤리와 도덕에 입각하여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더 나아가서 민사·가사·형사 문제로의 연계성과 추후 진행될 문제점 등을 정확히 제시하여 당사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당사자들의 변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그들의 욕구와 분노를 이해하면서 공감대를 형성, 신뢰를 구축하는 가운데 열린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설득, 당사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모색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독일의 문학자 한스카로스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라고 하였다. 만남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기도 하며 이는 또한 관계라는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만남은 행복한 것이며, 영원하길 원하고, 그렇지 못한 만남은 불행과 분쟁, 그리고 갈등의 씨앗을 양산하게 되는 것이므로 짧을수록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남과 관계는 항상 함수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며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분쟁과 갈등의 연속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우리 모두는 행복한 인간관계 형성과 아름다운 사회 건설을 위해 분쟁과 갈등을 법의 잣대로 재단하기에 앞서 양보와 배려, 그리고 화해를 기조로 하는 조정 제도의 활성화에 지혜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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