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충남 천안 출신 서청원 의원(8선·경기 화성갑)과 충남 당진이 고향인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서로 당을 떠나라며 충돌함에 따라 지난해 말 분당 사태에 이어 다시 한 번 당이 쪼개지는 '핵분열' 위기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 위원장은 핵심 친박계의 자진 탈당 시한으로 제시한 6일까지 이틀을 남긴 4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데 1차적으로는 상징적인 인적 쇄신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4선의 홍문종 의원 등은 이날 인 비대위원장에 자신들의 거취를 맡기기로 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인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 받는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 위원장은 이제 당을 떠나라"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저는 인 위원장이 주인 행세를 하는 한 당을 외면하고 떠날 수 없다"며 인 위원장의 탈당 요구도 거부했다.

이어 "불을 끄겠다고 해서 모셔왔더니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모양새"라면서 "대한민국 정당 역사상 비대위원장이 이렇게 무소불위의 오만한 행태를 보인 적은 없었으며 폭군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 비대위원장은 비정상적 체제를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당은 정상화 돼야 한다"면서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정통성 있는 진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저는 그 날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위기에 처한 당을 살려내기 위해 당원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탈당도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했다.

앞서 탈당한 무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도 곧 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의원 역시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시 중구에서 열린 신년 하례식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기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피력했다.

인 위원장 체제 출범 후 친박계 의원의 탈당은 이정현 전 대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