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의원들 탈당 임박 예상
인명진 비대위원장 설득 나섰지만 '수포'

▲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모임에 인명진 비대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해 당 개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대선출마가 유력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소속 정당으로 새누리당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며 충청권 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다급해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충청권 의원 모임에 참석해 탈당을 만류했지만 이미 반 총장과 함께 하겠다고 결심한 의원들의 뜻을 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12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오찬 겸 월례 정기모임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충북, 정우택·이종배·경대수·박덕흠 의원 △충남, 정진석·이명수·박찬우·성일종 의원 △대전, 정용기·이은권 의원 △비례대표, 유민봉·최연혜 의원이 함께했다.
 
불참한 의원은 이장우·김태흠·권석창 등 불과 3명으로 평소보다 참석률이 높았다.  특히 이날 회동은 반 전 총장 귀국 후 첫 모임으로, 의원들간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초 참석 대상이 아닌 인 비대위원장과 심재철 국회 부의장도 참석해 주목됐다.

충남 당진출신인 인 비대위원장은 충청권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반 전 총장과 함께 하실 분들이 많아 보인다"며 "(때가 되면) 나도 데리고 가라"고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그는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 "당 개혁을 잘 할 테니 당에 남아 있어 달라"는 취지로 탈당을 만류했다는 전언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인 비대위원장은 "당 개혁을 잘해서 지지율이 30%대까지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대선에서 보수층이 뭉치는 데 새누리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패권주의를 타파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하는 개헌을 추진해야 구시대 정치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미 반 전 총장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뜻을 가진 충청권 의원 10여명의 기존 입장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지역 A의원은 인 비대위원장의 탈당 만류와 관련 "충청권 의원들이 비대위원장의 당부만으로  (마땅한 대선후보도 없는 새누리당에)남아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B의원은 "범여권 후보 중 대권 성공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반 전 총장 뿐"이라고 언급하고 "새누리당에는 유력한 대선후보가 없는 실정으로, 정당으로서 정권쟁취를 위한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라며 유력후보가 없는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이 설 연휴 후 대선 출마를 위한 거취를 표명하면 충청권 여당 의원 상당수가 반 전 총장과 함께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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