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사회1부장] 설 명절을 며칠 앞둔 요즈음 나빠져만 가는 경기 탓에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이웃들을 돌보는 손길이 줄어들고 있다고 매스컴에서는 걱정을 나타낸다.
남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앞장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벌서 수년째 모금 목표액을 낮추면서까지 사랑의 온도탑 100도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 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마음들이 굳어진데는 나름대로의 사정들이 있겠지만 지난해 말부터 전국민을 패닉에 빠뜨린 최순실 사태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대를 이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왔고, 나는 고생하더라도 내 자식만은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로 살아왔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한없는 회의와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함께 고통을 나누고 함께 희망을 가지려던 동병상련의 마음마저 이제는 깨어지고 무너져,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식의 자괴감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이렇게 마음 상하고, '이제 부터라도 나만 잘 살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중에 그나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보다 조금이라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 고생을 하면서 성장을 했거나 성공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신이 어려웠을 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아 도움을 받은 사람이 도움을 주는 경우이거나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 어려움을 아는 경우임을 알 수 있다.
18년 전이었던가! 충남 천안에서 중학교 2학년짜리 딸과 함께 반지하방에 살면서 회사 청소부로 일해 50만 원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매월 5만 원씩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를 꾸준하게 했던 아주머니는 지금도 내 머릿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취재를 하러 간 기자에게 그분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고 생각다 못해 "아주머니는 50만 원을 벌어 5만 원을 기부하는데 5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50만 원을 기부할까요? 저는 그런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 싶어서 왔습니다"라는 말에 취재에 응했던 그 분.
이제는 60대가 됐을 그 아주머니와 30대가 됐을 따님은 이제는 자신있게 기부란 이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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