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2017년 2월 6일 오전 8시 30분(한국 시간)부터 시작된 제51회 슈퍼볼(Super Bowl) 경기는 전년도 우승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애틀란타 팰컨스를 연장전에서 34대 28로 이기고 여러 가지 진기록을 남기면서 끝을 맺었다. 이번 제51회 슈퍼볼 경기는 NRG 스타디움에서 거행됐으며 FOX TV와 디지털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 실시간 서비스를 하였다. 미국의 경우에 전체 인구 3억 2천만 명 중 35.3%가 시청하여 미국인들이 다른 어떤 스포츠들보다도 유독 미식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높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게 해준 경기였다.

 미식축구는 경기 규칙이 다소 복잡하게 보이지만 볼을 소유한 선수가 전진하면서 자기 영역을 넓혀가는 땅따먹기 하는 경기이다. 따라서 미식축구는 미국의 개척시대 때에 프론티어 정신이 그대로 담겨 있어 단순히 스포츠 종목을 뛰어넘어 스포츠 자체가 미국인의 큰 자랑거리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는 4대 프로스포츠가 있어 전 국민들이 4계절에 걸쳐 고루고루 스포츠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는 미식축구(NFL)가 있으며 봄부터 가을까지 경기하는 메이저리그의 야구가 있고 가을부터 겨울을 거쳐 봄까지 가는 실내경기인 프로 농구와 아이스하키 경기가 있다.

 미국인들의 스포츠 종목의 관심도를 측정해 본 결과 톱 10개 종목은 프로 미식축구가 33%로 가장 높고 다음이 프로야구 15%이며 이어 대학 미식축구과 오토 레이서, 프로농구, 축구, 아이스하키 등의 순이었다. 미국의 살기 좋은 도시를 선정할 때에도 4대 프로스포츠 팀을 비롯한 여러 프로 구단과 경기장들이 주변에 모두 다 있느냐 혹은 일부만 있느냐에 따라 도시 선호도의 지수가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제51회 슈퍼볼을 최고의 명승부라고 부르는 이유는 뒤진 경기를 불과 약 20분 동안 25점을 얻어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고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연장전을 통해서 역전을 시켰다는 것이다. 우승팀의 뉴잉글랜드의 쿼터백 톰 브래디의 패싱야드, 슈퍼볼의 볼거리인 레이디 가가의 하프타임 쇼, 1초당 2억 원 정도의 광고료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이번 슈퍼볼 경기는 연장전을 통해서 더 많은 광고를 함으로써 사상 최고의 광고 수익을 얻는 효과를 올렸다.

 스포츠는 선수들만의 점유물이 아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애호가와 동호인이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스포츠를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우리도 이제는 생활 체육을 보다 활성화시켜 최소한 1인 1경기에 즐길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스포츠가 체력 경기에서 벗어나 문화로 이루어지면서 그것이 곧바로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에 많이 거론되는 미르 재단과 K-스포츠 같은 부정부패를 과감히 도려내면서 오히려 건강한 스포츠를 통해서 깨끗하며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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