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락 변호사

[윤종락 변호사] '세 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의 습관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부 뇌 과학자들은 인간은 생존을 위해 변화를 싫어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데 늘 식량부족으로 시달렸던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 변화를 거부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인간은 변화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듯 보인다.

 반면에 인간은 변화에 적응하면서 세대를 이어 왔고 현시대는 변화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우리는 한국인의 일명 '빨리빨리' 기질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고, 또 위 기질이 한국을 IT강국을 형성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IT강국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나아갈 길이 멀다. 예를 들어 한국은 세계적인 IT관련 회사는 전무한 현실이고,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기술력이나 정보력이 많이 뒤쳐진다. 이러한 이유로 기초가 되는 학문 등을 간과하고 실적만을 중요시하며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발전을 위한 축적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북한의 핵개발로 안보를 위협당하고 있으며, 사드배치로 인하여 중국의 경제적인 보복을 당하고 있다. 또한 인구감소, 상대적 불평등, 청년실업 및 노령화 사회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 시점에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절실하다. 이제는 반목과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한마음 한 뜻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여 성급한 결정을 하거나 자원이 투입되는 것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국의 사회, 경제, 정치 관련 제도 등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패의 시간을 겪지 않았는가. 한국은 '빨리빨리'의 고리를 끊을 정도로 충분히 축적의 시간을 보냈고, 국민은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변화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본성이다. 그러나 한국은 변화가 절실하다. 그 변화의 중심에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야말로 축적의 시간을 바탕으로 미시적인 결정인 아닌 국가 발전을 위한 거시적이고 차분한 결정을 내리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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