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규 정치부장(부국장)

 

[이정규 정치부장(부국장)] 경제자유구역(Korean Free Economic Zones)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활동과 투자를 최대한 보장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경제구역이다. 첨단 공항·항만·오피스 시설과 학교·병원·관광시설을 복합 개발해 세계적 수준의 한 도시를 건설해보자는 야심찬 계획에 따라 설계됐다. 외국인 투자기업이나 경자구역 개발 사업 시행자에게는 법인세·소득세 등 조세가 초기(3년이나 5년) 100% 면제된다. 이후(2년) 50%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관세도 5년간 100% 면제된다.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취득세도 길게는 15년까지 100% 면제된다. 재산세도 역시 조례에 따라 최장 15년간 감면받을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지난 2003년 인천경자구역부터 시작됐다. 이어 부산·진해 경자구역, 광양만권 경자구역, 황해 경자구역, 대구·경북 경자구역, 새만금·군산 경자구역, 충북 경자구역, 동해안권 경자구역까지 전국적으로 8개 구역이 조성·운영되고 있다.

경자구역은 내국인도 입학이 가능한 외국교육기관 설립이 허용되고 외국병원도 세워질 수 있다. 이런 인센티브들을 종합해 본다면, 잘 만 하면 '꿈의 도시' 하나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어진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당초 예상하고 기획한대로 무리없이 성사되지는 않는다. 8개 경자구역 중에서도 아직까지 완전 해제된 구역이 없다고 하지만, 구역 내에서 일부 해제된 구역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한다.

충북 경제자유구역도 예외가 되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충북에는 4개 지구가 경자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오송바이오메디털지구,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 청주에어로폴리스지구, 충주에코폴리스지구 등이다. 바이오메디컬지구는 식약처 등 정부기관과 첨단 바이오 기관이 입주하면서 완료됐다.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는 나머지 3개 지구 중 개발이 가장 잘되고 있는 모범 사례다.

하지만 남은 2개 지구는 삐걱대면서 구역 해제 의견까지 대두되는 등 순조롭지가 못하다. 에어로폴리스지구는 1지구와 2지구로 나눠 개발되고 있다. 1지구는 아시아나항공사가 지난해 참여 포기를 선언해 다른 방향을 모색 중이고 2지구는 분양 상황을 보면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충주에코폴리스도 2년여 요지부동하면서 최근 개발 여부를 놓고 사업 참여자들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충분히 검토됐어야 하는 부지 적정성 문제부터, 경기 악화로 인한 분양 성공 우려까지 걸림돌이 많다.

최종적으로 결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어찌됐든 중요한 점은 지방자치단체가 무리하게 애드벌룬을 띄우는 수단으로 경자구역 지정 요청을 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또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각종 인센티브가 많은 경자구역을 충북만큼은 잘 활용해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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