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2008년 KBS '엄마가 뿔났다'는 당시 인기 드라마 중 하나였다. 주인공인 백일섭 김혜자 부부와 강부자는 충청도 출신으로 서울에 살면서도 충청도 방언을 그대로 사용했었다. 드라마가 처음 시작하던 날 TV를 보던 나는 울면서 드라마를 시청했다. 1995년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쓰시던 단어, 말투와 억양을 드라마를 통해 생생하게 들으니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울컥 올라왔기 때문이다. 작가인 김수현 씨가 청주출신이라 그런지 그 분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쓰는 충청도 방언은 정말 일품이다. 드라마도 재미있었지만, 할머님이 옆에 계신 것처럼 느껴져, 열심히 챙겨봤다.

 충청도는 지역적으로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방언의 특징이 타 지역보다 덜 드러나 아직 체계적인 연구가 미흡한 편이다. 중부방언의 하위방언으로 취급되었고, 1960년대 이후에야 독자적인 방언권이 설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충청남북도의 언어를 당장 한 체계로 묶긴 어렵고, 충청도 방언의 연구가 발전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하위 지역의 언어들도 함께 연구가 될 때 가능하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살 시대는 중앙의 문화를 모방하고 지방을 하위에 놓는 것이 아닌, 내가 사는 생활터전을 중심으로 창조적은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선도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충청도 이것을 잊지 말고, 눈에 보이는 문화재뿐만 아니라 선조들이 남겨준 말, 풍습 등의 문화적인 유산도 소중히 지키고 연구 발전시켜야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이맘때 돌아가신 할매가 보고프다. 귀경 가고 싶으면 냉기지 말고 먹으라고 하던 우리 할매, 귀한 밥 내뿌리면 벌 받는다고 갈쳐주던 우리 할매, 남은 천 조각으로 재미난 거 만들어 준다고 후딱 가세가지고 오라고 하던 우리 할매가 오늘 따라 짱하게 보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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