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잦아 바쁜 직장인 등이 애용...수 백억 투자 받아

[충청일보 국제본부 김정재 기자] 중국에서 자판기 형태의 기기를 통해 모바일 보조 배터리를 빌려 쓰고 다시 반납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보조 배터리 충전기 공유 서비스'다. 중국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 같이 생긴 배터리 충전기를 자판기에서 뽑아 쓴 이후 다시 반납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대중교통과 극장 등에 모습을 내보이고 있는 이 기기는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국에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아할 수 있겠지만 중국에서는 수백억원 대의 자본 시장 투자까지 성사하면서 자전거를 잇는 새로운 일상적 '공유경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중국 배터리 충전기 공유 서비스 업체 ‘라이뎬커지(来电科技)’는 2000만 달러(약 228억 1600만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충전기를 대여해주는 시장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자본 시장의 투자를 받은 주요 서비스를 살펴본다.

◇라이뎬커지, "자판기 처럼 뽑아쓰는 배터리 충전기"

라이뎬커지는 2014년 선전에서 탄생한 회사다. 충전기 대여와 판매를 전문으로 한다. 2015년 4월 17일 처음으로 충전기 대여 기기를 시장에 내놨다. 이 회사가 주목받은 것은 이달 4월 SIG와 훙뎬벤처투자(红点创投领投), 지우허벤처투자(九合创投), 페이마오투이건터우(飞毛腿跟投)로부터 2000달러의 시리즈A 투자를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껏 공유 충전기 업계 최대 투자 금액으로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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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뎬커지의 배터리 대여 기기 (출처:봉황망 봉황커지)


확장세는 빠르다. 라이뎬커지는 이미 80여개 도시에 진출했다. 부동산 회사 ‘완커(万科)’, 유통 회사 ‘화룬(华润)’, 외식 체인 ‘하이디라오(海底捞)’ 등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기기 사용법은 간단하다. 먼저 기기 전면의 LCD 창에 '반납' 혹은 '대여' 버튼을 터치한다. 이어 위챗 라이뎬커지 공공 기업 계정에 접속해 QR코드를 스캔하고 모바일 결제를 하면된다. 모든 결제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애플페이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100위안(약 1만6580원)의 보증금을 건 후 하루 10위안(약 1658원)을 받고 충전을 해준다. 한번 충전에 3시간이 소요된다. 보증금 없이 1시간 사용도 가능하다. 회사에 따르면 80여개 도시에 1600여개 기기가 설치돼 있으며 2만5000개의 충전기가 구비돼 있다. 평균 하루 2만 여 회씩 사용되고 있으며 한번 대여 시간은 3시간이다. 누적 사용자가 이미 300만명을 넘어섰다.

매일 오후 5시 이후 집과 사무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이 기기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기는 보아오포럼 현장에도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업체는 약 30여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핵심은 삽입식 충전 장치와 클라우드 방식의 기기 운영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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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아오 포럼에 등장한 라이뎬커지의 배터리 충전기 (출처:하이냔자이셴)

 


◇앵커(ANKER), "배터리 충전기가 있는 미니 박스"

휴대전화 액세서리 기업 앵커(ANKER)도 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서 글로벌 모바일 충전 ‘앵커 지에뎬(街电)’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글로벌 30여개 국가와 지역에 진출해 있는 브랜드 영향력을 발판으로 지난해 4월 미국 시애틀과 중국 선전·창사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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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의 앵커 박스 (출처:봉황망 봉황커지)


‘앵커 박스(Anker Box)’라 불리는 네모난 기기 안에 6~12개의 배터리가 설치돼 있으며 항균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배터리 용량은 6700mAh다.

사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앵커 위챗 공공 기업 계정을 통해 배터리 대여 화면에 접속해 클릭 한번으로 카메라를 킨 후 앵커 박스 오른쪽 위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된다. 최근 이 서비스는 IDG, 신왕다링터우(欣旺达领投), 롄신즈번(联新资本) 등으로부터 수 억 위안(수 백억) 이상의 시리즈A 투자를 끌어들였다.

◇샤오뎬(小电), "저렴한 가격 장점"

샤오뎬커지는 지난해 12월 세워진 충전기 대여 업계의 신생 회사다.

라이뎬커지와 기기 모습은 많이 다르다. 샤오뎬의 기기는 1대 용량이 1만6000mAh다. 기기에 3개의 잭을 꽂을 수 있어 휴대폰이나 다른 기기를 연결하면 된다. 사용은 좀 불편할 수 있지만 이 기기의 장점은 보증금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 결제 위챗페이로 1시간에 1위안(약 165원)을 결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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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업체 `샤오뎬`의 충전기 (출처:봉황망 봉황커지)


최근 샤오뎬은 주로 베이징에 설치돼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회사도 1000만 위안(약 16억 5800만 원)의 엔젤투자를 받았으며 중국 전역으로 확대 설치될 전망이다.

공유 자전거에 이어 이같은 공유 배터리 충전기의 최근 투자 현황을 봤을 때 중국에서 공유 경제는 인터넷+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조류가 되어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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