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란 말이 있다. 최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은 A급 배우의 부재에도 이러한 격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 영화는  코미디 액션의 '전형'을 충실히 따르며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으로 예비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안관'은 지난 24일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기대치를 약간 밑도는 배우들의 모습을 신인감독의 패기있는 연출력, 역량으로 완벽히 매우며 영화는 호평을 얻어내며 SNS 상에서도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영화는 축구 전술 중 하나인 ‘제로톱’을 연상 시킨다. 탁월한 주포 공격수가 없지만 팀워크와 감독의 유기적인 전술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제로톱’ 전술은 탁월한 ‘A급’배우가 없음에도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보안관’과 같은 맥락이다.

'보안관'의 히어로로 나선 이성민·조진웅의 조합은 아직 의문부호를 만들고 있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과 작품 속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보여준 호연은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지만 그 작품들은 두 사람이 메인으로 나온 작품이 아니었다. 골 넣는 공격수의 모습 보단 ‘특급 도우미’의 모습이 익숙한 그들의 모습이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떻게 태어날지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이성민은 '검사외전'(감독 이일형), 드라마 '미생'(연출 김원석)에서 조력자로서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조진웅 역시 '암살'(감독 최동훈),  '끝까지 간다'(감독 곽한성), 드라마 ‘시그널’(연출 김원석)에서 원톱 보다는 ‘멀티캐스팅’에서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성민을 '원톱'으로 한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나 조진웅과 김성균을 '투톱'으로 내세운 '우리는 형제입니다'(감독 장진)의 흥행 부진 사례는 '단독 주연' 보다는 '멀티 캐스팅' 안에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관'이 매력적이고 기대치가 높은 이유는 신인감독의 과감하고 패기 있는 연출력과 매끄러운 필력을 꼽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이성민과 조진웅 조합에 '톱'인 듯 아닌 듯 김성균을 함께 엮어 '쓰리톱'을 만들어 힘의 균형을 맞췄다. 

형식적인 인물 투입이 아니라 재치 있는 '미장센'으로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매끄럽게 만들어 냈다. 과감해야 할 때는 과감하고 쉬고 가야 할 때는 쉬어 갈 줄 아는 감각적인 연출로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연출력은 관객들을 더욱 영화에 집중시킨다. 

또한 다수의 작품들에서의 연출부 경력과 '군도: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에서의 각색을 경험한 김 감독의 '필력' 또한 눈여겨볼 요소 중 하나다. '보안관'은 코미디 액션이라는 장르의 전형을 충실히 따라가며 그 틀 안에서 관객이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다.

한편 '보안관' 속 배경인 부산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예고편에 일광해수욕장, 강송교, 기장시장, 대변항 등 부산 명소들은 시원한 여름 바캉스 시즌을 맞이해 부산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보안관’은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이성민)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조진웅)를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수사극인 '웰-메이드 코미디‘ 액션영화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충청일보=조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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