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희 진천 덕산중 교감

▲ 한윤희 교감.

1994년 단양 매포중 첫 부임 <Br>운동 끝난 뒤 학생들 공부 도와 <BR>청주남중 럭비 3연패도 이끌어 <BR>현재 덕산면 마을공부방 운영

[충청일보 오태경기자] 교육부가 학생 운동선수들이 공부하며 운동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동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이미 20여년 전부터 이같은 교육을 실천해온 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진천 덕산중학교의 한윤희 교감(53·사진)이다.

지난 1994년 단양 매포중학교에 처음 부임해 태권도부를 맡았던 한 교감은 이 당시부터 선수들의 운동이 끝나면 저녁에 따로 공부를 시켰다.
 
'체육특기자는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풍토가 강했던 당시 운동선수는 공부를 못한다는 인식을 깨고 싶어 선수들에게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한 교감은 "부상 등으로 갑작스럽게 선수생활을 마감하기도 하는 등 계속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운동이 끝난 뒤면 일반 과목뿐 아니라 한자 공부 등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공부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운동을 소홀히 해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청주남중 럭비부는 지난 2009년 38회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시작으로 40회 대회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소년체전에서 단일팀으로 단체 종목 3연패를 달성한 것은 청주남중이 처음이었을 만큼 대단한 기록이었는데 이 당시 지도교사가 바로 한 교감이다.
 
한 교감은 당시에도 청주남중 선수들에게 운동후 공부를 시켰다.

한 교감은 "운동이 끝나면 저녁먹고 7시부터 9시까지 별도 교육을 시켰다"며 "특히 소년체전이 끝난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는 집중적으로 공부를 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공부하라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확인하고 지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운동과 공부를 함께 시키다보니 졸업할때쯤 선택의 폭이 넓어지더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으로 당시 청주남중 럭비선수들은 반에서 3등을 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좋았던 선수도 있었으며 고등학교 진학시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시험을 보고 인문계에 진학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이같은 한 교감의 교육방식은 덕산중에 부임한 후에도 이어졌다.

시골학교인데다 주변에 학원이 없어 학생들의 공부 여건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된 한 교감은 평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운영하는 '마을공부방'을 만들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을 따로 교육시키는 것인데 자율방범대를 통해 하교를 시켜주는 등 아이들이 안전 귀가까지 신경쓰는 세심함도 엿보였다.

이와 함께 야간학교 개방도 했는데 처음 12명에서 시작한 것이 현재 24명으로 느는 등 학생들 사이에서 호응도 좋다.

이같은 교육으로 덕산중은 지난해 기초학력 부진아 비율이 1.7%에 불과했다.

보통 학교 평균이 10%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적은 수치다.

한 교감은 "다양한 장학사업과 독서 및 글짓기대회를 통해 장학금도 지급하며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며 "다른 선생님들이 함께 도와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