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우리의 삶이 만들어낸 고정된 이미지를 따라 살아야 행복하다는 고정관념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너무 오래 살았다.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는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가정이라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이런 가정의 모습이 유지되기 위해서 남편보다 젊고 아름다운 아내, 남편을 외조하고 집안일과 자녀교육에 매달리는 아내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이 젊어 보이기 위해 성형과 미용에 쏟아 붓는 돈은 엄청나다. 자녀 교육도 남에게 뒤질세라 열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다보니 사교육의 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남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아서 자녀를 성공시키기 위해 학부모 사이에도 직장을 가진 학부모에 대한 따돌림이 성행한다.

 하지만 점차 이러한 환각이 무너지는 것 같아 기쁘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한 마크롱의 부인은 남편보다 무려 24살이나 많다. 그녀는 거의 어머니뻘이지만, 진정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지성을 사랑하고 서로를 돕고 힘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과 아내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이제 깰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가정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고, 진정한 사랑을 위해 부유한 전남편과 3명의 자녀를 두고 이혼했다. 그만한 나이 차이로 남녀가 결합하면 우리는 늙은 부인에 대해 남편이 곧 싫증을 내고 젊은 여성을 찾아 떠날 것이라는 생각한다. 이것은 부부 관계에서 아내의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이 만들어낸 환각이다. 그녀는 그러한 환각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새로운 부부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혼으로 다른 사람의 보조자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인격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어느 CEO가 한 말이 생각난다. "저는 진정한 양성평등주의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직원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합니다. 제가 본 바로는 결혼하면 여성은 자신의 능력의 50%도 회사에서 발현을 못해요. 아이를 낳으면 그 능력은 바닥으로 떨어지죠." "남자도 그런가요?" "남자는 결혼하면 능력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회사는 여직원 뽑는 걸 두려워해요."

 자신이 회사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정을 위해 그렇게 행동하는 여성은 행복할까? 하루빨리 여성은 남성을 보조하고 가정을 지켜야 행복한 가정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져서 여성과 남성 모두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행복한 삶을 가꾸는데 결혼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이것이 비혼 인구 증가시대에 젊은이들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필요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