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전 세계가 주목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인간과 컴퓨터간의 세계적인 바둑대결이 끝난 지도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난 이번에는 구글의 알파고가 중국 바둑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골랐다. 2017년 5월 23일, 25일, 27일에 걸쳐 중국의 저장성 우전에서 '우전 바둑 정상회담'이라는 제목 아래 중국 제일의 프로 바둑기사인 커제와 세 번 대국할 계획이다.

 지난해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할 때부터 커제 9단은 알파고와 언젠가는 꼭 대결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언론에 보였다. 당시 커제 9단은 자기가 알파고와 대국한다면 이세돌 9단의 승률보다는 훨씬 높은 승률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장담하였다. 커제 9단은 나이도 20대로 젊으며 성격 자체도 상당히 적극적이기도 하며 이번 대국 우승 상금이 150만 달러(17억 원)과 상금과 별도로 커제 9단에게는 출연료 30만 달러(3억4천만 원)이 지불되어 알파고 2.0과의 이번 대결은 많은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커제 9단과의 세 차례 대결이 끝난 5월 26일에는 커제 9단 다음의 랭킹 순위 중국 프로기사 5명을 상대로 알파고와 한판의 대결이 계획되어 있다. 알파고는 혼자 단독으로 대국하는 반면에 중국 랭킹 2위인 미위팅, 스웨, 천야오예, 탕웨이싱, 저우루이양 9단의 5명의 프로기사들이 서로 협의하여 착점을 하게 된다.

 한편 지난 2017년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이라는 일본 주최의 세계적인 바둑대회가 열렸다. 대한민국에서는 우리나라 프로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이 출전하였고 일본은 일본 랭킹 1위인 이야마 유타 9단, 중국은 중국 랭킹 2위인 미위팅 9단이 출전하였으며 일본판 알파고인 딥젠고(Deep Zen Go)가 출전하여 풀리그 방식으로 대국하였다. 대국결과는 우리나라 박정환 9단이 3전 3승으로 우승하여 우승 상금 3000만 엔을 받았다.

 알파고의 이번 중국 프로기사들과의 대국을 보면서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수준이 날로 급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커제 9단과 맞붙는 알파고는 2016년에 이세돌 9단과 대국한 알파고 1.0이 아니라 2017년 1월에 나온 2.0버전이다. 그동안 전 세계 최고의 프로기사들과 60번 대결하여 60번 전승을 이루었으며 그중 3번은 이번에 대국하는 커제 9단과 3번 붙어 3승을 하였다.

 일본이 개발한 딥젠고 역시 아직 알파고와는 달리 여러 가지 끝내기에서는 미숙한 점들이 보였으나 중반까지 모든 기사들을 압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리하여 가까운 장래에는 알파고와 딥젠고와의 한 판 대결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은 다양한 목적으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장래에 우리가 만든 문명의 이기(利機)때문에 우리가 오히려 불행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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