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 부스 70% 차지… 돈벌이만 '급급'
행사장 두 곳으로 나눠 관광객들 불편도

▲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서천군 장항항 일원에서 열린 꼴갑축제에 야시장이 들어서 있다.

[서천=충청일보 방영덕기자] 지역 특산물 판매 촉진을 위해 충남 서천군 장항항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꼴갑축제'가 야시장으로 변해 본질을 잊은 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천군에 따르면 '9회 장항항 꼴갑축제'가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충남 서천군 장항항 물양장에서 열렸다. 

'꼴갑'은 꼴뚜기와 갑오징어의 첫 자에서 따온 것으로 이번 축제 기간 축제장에서는 갑오징어와 꼴뚜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소개되고 멸치와 박대 등 지역 특산물 판매도 이뤄졌다.

장항읍이 1900만 원을 후원해 어민회가 주관해 열린 행사다. 하지만 정작 행사장에는 어민회 부수가 약 30%밖에 없다. 나머지 70%가 야시장 부스다. 야시장 축제인지, 어민회 축제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같은 행사명에 같은 행사 기간, 동일 지역에서 축제가 두 개니, 꼴갑축제를 찾아 온 관광객의 경우 어디로 가야할지 갈길을 찾지 못하고 헤맸다.

행사를 분할해 진행하면서 상인들은 350만 원을 투자해 부수를 분양받았어도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두 곳 중 한곳은 관광객 발길이 적어 행사 진행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처음부터 행사 장소를 두곳으로 정한 행사 주관측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주민 A씨는 "어민 노고에 보탬이 되고자 행사를 한다더니 야시장 상인들만 도와주는 꼴이 아니냐"며 "굳이 야시장을 초대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꼬집었다.

상인 B씨는 "많은 돈울 투자하고 손해만 본 상인들은 무엇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어민회 관계자는 "야시장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야시장이 들어오면 행사장측에 1000만 원을 기부하기 때문에 손해는 없었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음 행사에는 야시장을 초대하지 않을 생각이며, 같은 행사를 두 곳으로 나누는 일도 없을 것"이고 해명했다.

이번 일과 관련 주민 C씨는 "서천군 축제 대부분이 지역민들과 동떨어져 관 주도 아래 형식적으로만 행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지역 특성을 살리고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일침했다. 

또다른 주민 D씨는 "축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은 축제 본질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홍보 마케팅에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천군이 보다 나은 실리를 위해 신중히 결정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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