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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단상(斷想)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외협력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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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2  15: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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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외협력위원] 이제 완연한 여름의 시작이다. 어느덧 봄은 저만치 물러가고 어김없이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뜨거운 햇볕이 나무그늘 아래로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는 계절이다. 소박한 향기를 내뿜는 짙은 초록의 나뭇잎과 형형색색의 꽃들이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맞이한다. 자연은 사람이 원하거나 원하지 않더라도 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온다. 그래서 언제나 감사의 대상이다.

필자는 매년 6월이 되면 동작동 현충원에 찾아가서 참배하고 주변을 산책하는 시간을 갖는다. 짙게 채색된 초록의 물결이 주위의 경치와 어우러져 환상적으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느 순간 아무런 생각도 없이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경계에 서서 삶과 죽음의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살아남은 가족들의 절절한 사연이 새겨진 비석을 바라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신만을 위하여 살아왔던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보며 한편으로 죄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한강은 각각의 슬픈 사연들을 아는 듯 장강의 물결처럼 도도하게 흐른다. 이만한 아름다운 곳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전통적으로 한(恨)을 가진 민족이다. 6월은 크고 많은 슬픔과 아픔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나라며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추모하는 달이기도 하다. 특히 6.25전쟁은 씻을 수 없는 큰 고통을 남겨주었다. 며칠 전 식사자리에서 들은 보훈가족의 아픈 고백이다. 세 살 때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부친이 순직하여 삼십대 초반의 모친과 4남매가 정말 어렵고 힘들게 살았다고 한다. 큰형의 끈질긴 노력으로 수십 년이 지나서야 보훈대상자로 지정되어 다니던 직장을 며만두고 취업지원으로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였다. 그러나 채용방법별로 직원을 구분한다는 차별적인 말을 우연히 듣게 되어 마음이 크게 상하였다고 한다. 단지 국가와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잘못된 소수의 행동이지만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보훈정책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편견이 있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전쟁터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 부모를 잃어버린 자녀 등 남아있는 유가족들이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보훈을 동정한다거나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기 때문에 살아남은 자들이 당연하게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며 예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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