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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정규직화의 조건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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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9  14: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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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공분야부터 비정규직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벌써 사용자 집단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고, 일부 보수 부자 언론들은 기업들이 앞으로 신규채용을 줄일 계획이라는 등의 보도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가 비록 이상적이라고 할지라도 인간주의적 측면에서 추진할만한 과제임은 분명하다. 

 사실 일본이나 한국은 오랫동안 정규직만으로 사회를 지탱한 경험을 갖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 인사관리의 핵심 방향은 종신고용이었다. 한국은 일본보다는 못해도 장기고용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종신고용 관행은 1970년대 이후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무너졌고, 한국의 장기고용 체제는 1997년 국가부도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98년부터 경영상해고 법이 시행된 이후 한국의 기업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의 유연성을 맘껏 활용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대기업 경영계층과 정규직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 반면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키는 대로 일했다. 그러나 동일한 일을 하는 정규직에 비해 40% 이상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하층민으로 전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불평등은 치유되기는커녕 양극화라는 악마가 되었다.

 현재 한국에서 부유계층에 있는 사람들은 가난한 계층 사람들이 느끼는 비참함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대기업의 경영자, 정규직 근로자, 귀족노조는 그 반대편에 있는 가난한 계층들이 자기들과 같은 수준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노동의 유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 기득권 세력의 저항은 커질 수밖에 없고, 저항이 크면 정책은 실패할 수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을 없애기 위해서는 현재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직무급으로 개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직급과 호봉이 동일한 공무원이라고 해도 편안한 일을 하는 공무원에 비해 위험하고 중요도가 높은 일을 하는 공무원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많도록 개편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전체 직종의 70%가 직무급 임금제도를 적용받는다.

 다음으로는 엄격한 해고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규직이라고 해고되지 않는다면 조직이 살아남기 어렵다.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해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법적으로 엄격해야 한다. 지금처럼 바른 소리하는 사람, 사내 비리를 폭로한 정의로운 사람들을 쉽게 해고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정말 능력이 뒤지고 게으른 근로자는 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정직하게 적용된다면 조직의 경쟁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사회의 격(格)이 한 차원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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