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우리 인체는 원래 자연에 적응하고 움직임을 기본으로 세상에 태어났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대다수의 작업환경이 자동화되고 기계화되었다. 세상이 고도의 산업사회로 빠르게 변동함에 따라 인간들의 노동력을 기계들이 대신하여 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우리의 인체는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신체 각 부분이 고루 발달하고 체력이 향상되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기능이 퇴행하여 인간 본래의 특성과 욕구불만 등으로 생활의욕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비만으로 이어져 심장병이나 고혈압, 뇌졸중, 당뇨, 암 등과 같은 각종 성인병과 질병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

 최근에 들어 많은 학자들은 성인병보다는 운동부족병으로 명명하기를 주장하고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일차적인 원인은 잘못된 식사습관, 즉 과식, 포식, 육식과다, 편식, 인스턴트식품 의존 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이 전제된다. 다만 이러한 질병들은 운동부족만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근래 들어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는 배후에는 식생활의 급속한 서구화와 동시에 기계문명의 발달에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대 문명의 편리함은 우리의 일상에서 운동을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에 운동부족의 병에 시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생명활동이라는 것은 적당한 정도의 운동을 통해 전신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동적으로 리듬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인체에 아무런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몸의 여러 기관들은 점점 퇴화해갈 뿐이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침상위에 약 20일 정도 두게 되면 심장이나 폐의 기능이 현저히 저하하여 병자와 같은 수준이 된다는 학자들의 보고도 있다. 고도로 발달된 현대문명은 현대인들을 부지불식간에 환자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운동부족이란 병은 건강을 염려하는 중년 이후 세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근래 청소년들을 보게 되면 예전에 비해 체격은 월등히 좋아졌으나 상대적으로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들을 여러 채널을 통해 접하게 된다. 이런 현상들은 아무래도 입시에 매진하는 동안 운동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따라서 운동부족병으로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는 것이 최상의 처방전이다. 그렇다고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신체의 균형이 깨어져 근육통, 주의집중, 식욕,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운동 후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운동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겹쳐 신체가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특히 호르몬을 분비해야 하는 부신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운동이란 부족해도 병이 되고 지나쳐도 병이 된다. 기계문명과 게으름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고, 넘치는 과욕이 몸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게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운동부족병에서 벗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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