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에 내린 폭우로 도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주말 충북지역에 내린 폭우로 2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하고 7명의 사상자가 생겨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도민들의 시름이 깊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1)·박봉순(청주8)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음성1) 의원 등 4명은 18일 8박10일 일정으로 유럽 해외연수를 떠났다.
연수 일정은 대부분 관광지를 돌아보는 등 외유 성격이 짙다.
참으로 한심하고 분개할 일이다.
너무도 기가막혀서 할 말이 없다.
도의원들이 누구인가.
유권자들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아 주민 권익과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야 할 책무를 지닌 주민의 일꾼들이다.
그런 그들이 수해 복구에 일손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주민들의 고통을 뒤로 하고 외유를 떠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어떤 명분으로도 이해될 수도 없고 용인될 수도 없는 몰염치한 행태다.
충북지역의 폭우 피해가 큰 만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외유를 떠난 그들이 양심이 있는지, 또 생각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그것도 이번 해외연수에 1인당 500만원이란 도민들의 혈세를 썼다니 도민들의 분노와 비난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적어도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일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이들의 변명이다.
이미 계획된 일정이라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났다는 게 이들의 궤변이다.
도민들의 피해와 고통보다 위약금 변제가 더 큰 문제고 부담이 된다는 말인지 묻고 싶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박봉순 의원은 청주지역에서 가장 피해가 큰 가경·강서1동을 지역구로 둔 의원이다.
자신의 집에 물난리가 났는데 가족들에게만 피해복구를 하라며 놀러나간 한심하고 무책임한 가장과 무엇이 다른가.
오죽하면 그들이 속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들의 몰염치하고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서겠는가.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태는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의회 차원에서 해외연수 취소를 하거나, 김양희 의장 등 도의회를 대표하는 누구라도 나서서 이들을 말렸어야 옳다.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뒤늦게 귀국을 요청하는 등 안일한 모습을 보인 것은 그동안 도의회가 왜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무용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정신나간 도의원들에게 지역 발전과 주민 권익을 위한 현명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하고,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기를 바란다는 자체가 망상일 뿐이다.
조기 귀국해서 도민 앞에 사죄한다고 한들, 그들의 진정성을 믿을 도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행태를 용서할 도민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도의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하고 도덕성이 결여된 이들은 당장 사퇴하는 것으로 도민들의 분노와 실망과 비난을 최소화하길 촉구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