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전국체전추진단, 노래방 철거 도와
소속 팀장 소유 확인… "아는 사람 것" 변명만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22년만의 물난리로 충북 공직사회가 수해 복구 지원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 전국체전추진단 직원들이 소속 팀장(사무관·5급) 소유 건물 복구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충북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충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 전국체전추진단 직원들과 충북도체육회, 충북장애인체육회 직원 등 30여명은 지난 22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상가건물 수해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상가건물 지하 노래방 벽면 철거작업 등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전국체전추진단은 이번 수해복구 지원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자체 공무원들이 복구 작업을 돕고 있지만, 일부 격무부서나 시급한 현안을 추진하고 있는 부서는 예외를 적용한 셈이다.

충주에서 열리는 '2017전국장애인체전'은 1개월 22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전국체전추진단은 지난 21일 갑작스럽게 수해 복구 지원을 자처했다.

취재 결과 이들이 복구 지원에 나선 상가건물은 전국체전추진단 소속 A팀장이 공동 소유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팀장 소유 건물의 수해 복구에 직원들이 투입된 것이다.

A팀장은 이에 대해 "주민센터에 전화해서 '(봉사활동)할 곳이 어디 있느냐'고 했더니 몇 곳을 알려 주더라"며 "상가에 목재가 썩어서 냄새가 심한데 폐기물업자는 한 달 뒤에나 보자고 해서"라고 설명했다.

본인 소유 건물임을 묻자 "아는 사람 것"이라고 했다가 "공동소유는 맞는데 그걸 떠나서 지하는 노래방 사장님이 하니까…."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수해를 입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누가 했든 상관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충북도 각 부서는 자원봉사를 나가기 전 총무팀에 지원 장소·투입인력 등을 알리고 있지만, 전국체전추진단은 이틀이 지난 24일까지도 총무팀에 따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다만 지난 22일 '전국체전추진단·양 체육회 도민 수해복구 앞장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주말인 7월 22일 토요일 세 개 기관 30여명은 이번 수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수재민 가정을 방문해 진흙 제거, 청소, 세탁 등의 작업을 실시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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