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선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최윤선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과도기(過渡期) [과ː도기].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 흔히 사회적인 질서, 제도, 사상 따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 국어사전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과도기는 인생에서의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기인 것만 같다. 흔히 겪는 과도기로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잘 알려진 사춘기, 우울증이 찾아온다는 갱년기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외에도 모든 일상 속에서의 과도기적 시기는 언제나 존재한다.

 사실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접할 때 혼란이 오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알던 기존의 습관과 상식을 뛰어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문화에서 적응하는 일이 과연 누가 쉽겠는가. 하지만 '그나저나 나는 지금 과도기인 것 같아요'를 쓴 저자 김재용 산문집을 보면 과도기에 대한 해석이 조금 다르다. 이 책은 살면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나도 돌보면서 주변 모두 행복할 수 있을지, 여자로 나이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얘기를 담았다.

 여기서 저자는 과도기를 먹고, 입고, 자고, 쉬고, 일하는 모든 여자의 삶에서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얽매여 살기 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시간을 가지라고 한다. 그저 혼란의 시기를 쫓아가기 급급하기 보다는 조용히 자신의 변화를 살피고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라고 한다. 혼란스러운 기분을 편안한 생활 리듬으로 전환하는 방법과 생활의 단면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방법, 권태로운 시간을 행복하게 누리는 방법까지, 저자는 모든 과도기의 산물을 아름다운 삶의 한 장면으로 변모시킨다.

 필자도 여러 부문에 있어 과도기인 듯하다. 공직 경력 4년차에 결혼 1년차, 공적으로 보면 신참도 아니고 고참도 아닌 딱 그 사이인 과도기, 사적으로 보면 아가씨도 아니고 아줌마도 아닌 딱 그 사이인 과도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어느 쪽의 무리와 대화를 나눠도 공감과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지난 과거를 떠올리며 나의 인생을 복습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습할 수 있는 기회이다. 중요한 것은 그 과도기라는 시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헤쳐가고 앞으로의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 일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혼란기는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성숙해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행복이 저절로 찾아오는 줄 알던 때가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행복이라는 복덩어리가 뚝 떨어질 줄 알았다. 행복은 셀프다. 나는 행복은 셀프라는 걸 깨닫고부터 조금 더 행복해진 것 같다. 남이 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라 내가 만든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 보니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수시로 행복감을 느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같이 변화하면서 나의 쓸모를 발견해 내는 일. 그것이 나이를 제대로 먹는 방법일 것이다." -'그나저나 나는 지금 과도기 인 것 같아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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