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나라 전체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인식이 퍼져가고 있다. 현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들이나 또 일부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북한이 원자폭탄보다 더 센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에서부터 사드 배치를 트집 잡아 양국관계를 파괴하겠다는 중국의 협박,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압박 및 그에 따른 국내 경기의 불안 등은 국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조건들이다.

 하지만, 전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기상황이 아닌 나라도 별로 없다. 미국은 대통령 때문에 분열의 위기에 처해 있고,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세게 받고 있으며 경제는 늘 불안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오랜 경제 제제를 받고 있는 러시아 서민들은 식량조차 구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영국은 스코틀랜드의 독립 시도와 브렉시트로 몸살을 앓고 있고,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30%를 넘나들고 있다. 따라서 위기란 불안의 원인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시대를 가로질러 존경받는 현자들은 저 고대시대로부터 형태만 다를 뿐 위기가 없는 때는 없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시기든지 모든 나라에서 위기는 상수(常數)다. 과거에는 위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확실히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의심받을 수 있다. 정치집단이든 언론이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사회나 조직에서 위기극복의 지휘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리더이다. 그들은 대통령이고, 사장이고, 대학의 총장이며, 또 한 집안의 가장이다. 위기 시 이들의 책임은 주위의 어떤 불평이나 비난에 현혹되지 말고 차분히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구성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위기의 유형에 따른 위기극복의 방법들이야 이미 역사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잘 개발되어 있다. 문제는 리더의 솔선수범과 행동이다.

 리더는 우선 조직 전반에 '우리는 함께 한다'는 의식을 불어넣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위기극복에 동참한다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위기극복의 성공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리더는 위기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직하게 공표하고, 이것을 극복할 비전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뒤로 숨기거나 회피하려고 하면 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수습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늘 일선에서 지휘한다. 그는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고 장래의 희망적 비전을 설파하며, 위기대응팀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리더가 위기로부터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위기극복을 위한 중요한 법칙이다. 반드시 현장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가 유지된다. 구성원과의 신뢰 회복이 바로 위기가 극복되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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