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지난 대선 때 유명한 철학교수 한분이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한 대선후보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공약을 평가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 자기전문이라고 생각하는데 4차 산업혁명이란 실업자 양산하는 새로운 구조다. 인간을 문명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그런데 어차피 이를 주도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고 알파고를 만든 구글 등 세계질서를 장악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이다. 시대의 도도한 흐름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런 문제는 국가가 정확하게 개입을 해서 우리 삶의 방향을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전문가인양 자기만 아는 것처럼 거짓말하지 말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과연 그의 말대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술 공룡의 거대기업들에 대항할 수 없는 우리는 그저 일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1, 2,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오면서 그래왔듯이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도 또한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분야 인재육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IMF이후 1998년에서 2001년 동안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상위 4% 학생 중 이공계를 선택한 학생의 수가 52%에서 44%로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이는 이공계 분야의 전문기술지식이 빠르게 변해 대학 졸업 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새롭게 익혀 업무에 활용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워 승진에 있어 불이익을 당해 원하지 않는 퇴출을 당할 확률이 인문사회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공계 기피현상에는 학교에서 충분히 학생들에게 이공계 진학 관련 과목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도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간 우리 교육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지향하고 결과 중심으로 평가를 해왔다.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핵심 스킬은 새로운 지식을 빨리 배우고 응용하는 능력과 문제 해결력 및 팀워크 능력이다.

 물건을 빠른 시간 안에 정교하게 만들어 내는 산업사회에서는 지식을 알기 쉽게 빨리 가르치는 것이 좋은 교육이었다면, 새로운 지식 창출의 시대에는 흥미와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과학기술분야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과학(S), 기술(T), 공학(E), 수학(M) 등 4개 분야 각각에 중점을 둔 STEM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STEM에 인문·예술(A)을 덧붙여 창의성을 기르는 STEAM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관련 공약집에 STEAM(창의·융합교육) 강화가 포함된 것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STEAM 교육이 제대로 열을 받아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로 하는 융합인재를 키워 우리와 우리 후대가 원하는 미래를 그려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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