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출신… 일본에서 유학
광복 이후 초대사범으로 활동
김국환 검도회장 직무대행
수소문 끝에 묘소·묘비 확인
14일 전국체전 우승기원 참배

[충청일보 오태경기자] 충북 검도의 개척자이자 산파역할을 한 고 이교신 선생의 묘소가 최근 발견되면서 선생의 발자취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교신 선생은 일제강점기던 지난 1921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 일본 유학길에 오른 이 선생은 시모노세키 상공학교에 재학하면서 검도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상장을 받기도 하는 등 학창시절부터 탁월한 검도 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 선생은 지난 1955년부터 충청북도 지도사범(치안국발령, 현 경찰청 사무관급)으로 청주경찰서 상무관에 정착, 충북 초대 지도사범으로 활동했다.

이 선생의 검도실력은 대회 입상 내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40세이던 지난 1960년 경무대(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각하 친람 6회 전국무술 개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1962년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또 1969년 49살의 나이로 출전한 '광복정경축 3회 전국검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가 하면 같은해 서울 YMCA 체육관에서 개최된 '4회 국제사회인 검도 세계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등 나이를 거스르는 뛰어난 실력으로 수많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이 선생은 검도 발전을 위한 제자 양성에도 힘써왔다.

충북검도회 회장인 고규철 회장을 비롯해 오세억 전 부산소방본부장, 이상록 전 청석고 교장, 김춘경 전 용인대 교수 등 충북 검도계의 중심인 기라성 같은 수많은 제자들을 지도했다.

1970년대 들어서며 지도사범제도가 없어져 모친이 있는 고향 옥천으로 낙향한 이 선생은 1972년 52세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병사했다.

이후 소식이 두절된 채 세월이 흐르며 잊혀질뻔한 이 선생의 발자취는 충북검도회 회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김국환 옥천경찰서 정보과장의 노력으로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김 과장은 지난해 옥천서에 부임한 뒤 이 선생의 자취를 찾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소문에 나섰고 결국 옥천읍 구일리 소재 선영에 있는 이 선생의 묘소와 묘비를 확인했다.

김 과장은 "어릴때부터 스승인 고규철 회장으로부터 이 선생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충북 검도의 뿌리이자 역사인 이 선생을 다시 찾게돼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 선생의 묘소를 확인한 충북검도회는 이 선생을 기리기 위한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충북검도회 임원진을 비롯해 전국체전 출전 선수단, 옥천군 검도회 임원, 이 선생 가족 등과 함께 오는 14일 이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다음달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종합우승을 기원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도 매년 이 선생에 대한 추모행사를 개최해 충북 검도 발전을 위해 생을 바친 이 선생의 업적과 검도에 대한 열정을 되새길 예정이다.

충북검도회 관계자는 "선수들에게는 교육의 장으로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검도인들의 단합과 화합으로 더욱 강하고 발전된 충북검도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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