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희한하게도 나라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숫자가 다 다르다. 미국인의 경우는 럭키 7,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는 3이나 9이다. 사실 숫자 9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것을 의미하는 숫자로 사용되기도 한다. 바둑 9단, 정치 9단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 연유한다. 이에 비해 완성에 해당하는 숫자는 10이다. 예수가 구원의 완성을 위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것, 우리나라 '아리랑'이란 노래에서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는 것은 연인과의 이별이 아닌 인격 완성 등과 같은 관점에서 보면 보다 더 정확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가 8도 해당한다는 글도 나와 있다. 이유는 '돈을 벌다(發財)'란 말에서 '발(發)'에 해당하는 발음이 숫자 8과 비슷하여 재물을 가져다주는 숫자로 8을 좋아한다고 한다.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도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에 했다고 하니 중국인들의 돈에 대한 사랑을 알만도 하다.

 아무튼 숫자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나 집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0'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별하게 보이길 바라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며, '1'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정받고 싶어 하며 굉장히 자신감이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숫자 '2'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함부로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스스로 2인자에 머무른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 아닌가 싶다. 또한 숫자 '3'은 귀엽고 예쁜 이미지로 여성들이 좋아하며 사랑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은 성격의 소유자들이 좋아하는 숫자라고 하며, 숫자 '4'는 죽음을 나타내어 모두들 싫어하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집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숫자 '5'는 일에 대한 욕심과 호불호가 뚜렷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이며, 숫자 '6'은 666등과 같이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로도 유명하지만 이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 작정한 일을 끝까지 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또한 럭키 세븐 숫자 '7'은 무난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 숫자 '8'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고 고집이 강한 유형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숫자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숫자 '9'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고 매력적인 성격과 외모를 가진 유형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무엇일 까? 답은 '3'이다. 삼세번, 삼신할매, 가위바위보도 3개, 심지어 속담에도 숫자 3이 나온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등이 한 예이며, 더 나아가 은혜를 입은 까치가 선비에게 이를 갚기 위해 머리로 종을 세 번 울렸다는 이야기에도 알 수 있듯이 숫자 '3'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의미의 숫자로 여겨진다. 어디 숫자 3이 여기에만 해당할까? 중국집에 가보면 그냥 자장보다 삼선자장이, 그냥 짬뽕보다 삼선짬뽕이 훨씬 맛이 있다. 물론 이때 '삼'은 숫자 '3'은 아니지만 아무튼 자장과 짬뽕에도 '삼'이 붙으면 맛과 향이 훨씬 좋은 것이 사실이다. 오늘 저녁, 양력 내 생일인데 가족들 데리고 중국집 가서 삼선자장과 삼선짬뽕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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