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농협 등 12곳 영업
한정된 고객 쟁탈전 후끈
대출금리 인하 경쟁 심화
신뢰도·안정성 선택 요건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충북 옥천군 옥천읍내에 금융기관이 난립해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옥천읍내에는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중앙회 군지부, 농협, 산림협동조합, 축산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향수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이원새마을금고 옥천지점, 한성저축은행, 우체국 등 모두 12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인근 군단위 금융점포 수의 2배가 넘는 것이고 반경 50m 내외에서 경쟁하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 옥천읍 인구가 2만9227명으로 계산하면 한 금융기관 당 2435명의 고객 유치가 가능한 셈이다.

면 지역 이용자를 감안하더라도 경제활동 가능 인구나 타 지역 금융기관 이용자를 제외하면 읍지역 규모와는 맞지 않게 많은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눈 뜨고 기존 고객을 뺏길 판이다 보니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한정된 고객을 두고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출금리 인하경쟁에 따른 부작용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은 시중은행 보다 대출금리가 높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을 이용하기 힘든 가계나 대출이 어려운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안정성과 신뢰도가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옥천농협은 노조 파업 이후 예금 360억원이 빠져나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기관으로서의 이미지 손실과 신뢰도 추락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협 브랜드의 신용도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 이탈한 고객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천새마을금고와 한성저축은행은 임직원의 횡령 등으로 홍역을 겪었다.

제2금융권의 특성상 이사장이나 전무, 여수신 담당직원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횡령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이다.

이 때문에 일반은행처럼 대출 등에 대한 전결권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운영시스템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옥천지역 경제규모 등을 감안하면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많다"며 "소비자도 더욱 신중하게 금융기관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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