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한·중교류 행사가운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이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는 처음에는 중국에서 충북으로 유학온 중국인 학생들을 위로·격려하는 차원에서 출발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참여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증가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선보이면서 한·중 우호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행사 규모가 커지고 양국간 우호증진에 기여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함으로써 중국정부도 정부 관계자를 보낼 정도로 높은 관심을 표명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특히 한·중수교 25주년이라는 의미있는 해를 맞아 다양한 행사가 준비됐다. 오는 29일 오후 6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0월1일까지 펼쳐지는 올 행사는 '한중친교-14억 중국인과 함께 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K-POP공연, 프로게이머와 함께하는 e스포츠대회, 바둑대회, 치맥파티, 한류경연대회, 한·중 40여개 대학총장이 참여하는 포럼, 기업인컨퍼런스, 공자학원장 포럼 등 문화행사에서부터 각종 학술프로그램까지 총망라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드배치로 한·중간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에도 예상치 못한 불똥이 튀었다. 당초 중국전역에 방송될 예정이었던 개막행사 K-POP 콘서트 등이 중국측 방송사의 거부로 송출이 무산됐다. 또 하나 우려스런 점은 행사자체에 대한 중국측의 보이콧이다. 현재까지 충북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중국대사관에서도 적극적인 행사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그런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막 당일까지 마음 놓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 일부이긴 하지만 지역내에서 이번 행사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이 사드배치와 관련해서 모든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에 대해 각종 보복과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짝사랑'이 아니냐는 것이다. 여하튼 7년간 쌓아온 공든탑이 사드와 배치와 관련해 양국 관계가 급랭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주변 여건은 좋지 않지만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사드배치로 인한 양국간의 불편한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지만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처럼 민간차원의 교류는 중단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국가간 관계가 꼬일수록 민간 교류가 활성화 되는 것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하나 주목할 점은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중국내 친한파를 만드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피드백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장래 이들이 중국의 기성세대로 자리잡을 시점에는 우리에게 유·무형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이 행사를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볼 게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어느때보다 엄중한 시기에 행사를 여는 만큼 주최측인 충북도는 소홀함이 없도록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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