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숭범·문학수첩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영화평론가이자 시인인 안숭범(38)의 두 번째 시집.

스크린에 소품들을 배치하듯 흐릿해진 기억들을 배열한다.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분할하거나 과도한 수사를 입히는 대신 '롱테이크'로 펼쳐 놓는다.

이병철 시인은 안숭범을 일컬어 "기억의 고고학자"라고 했다. "새에게 유일한 나뭇가지가 있듯이, 어느 고래에게도 최초의 풍랑이 존재하듯이, 나에겐 북한 영화처럼 네가 걸어오던 날이 있다, 동숭동엔 후진하는 언어를 따라 되감길 새벽들이 마지막 무대를 준비 중, 하루에 한 이름씩 잊을 수 있다면, 착한 개를 위로하던 풍경이 위로받고 있는 거기 무대에서, 지금 무한으로 가는 이 마음으론 모두가 입장해도 좋은데"('동숭동, 혹은 무한으로 가는 순간들' 전문) 144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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