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 유전적 영향 받아 발생

요즘 탈모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남자나 여자나 이른 나이에 탈모가 발생하면 사회생활에도 지장이 생기므로 마음고생이 클 수밖에 없다.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성형을 하거나 미용에 투자하는 것은 외모가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탈모는 성형으로도 어찌할 수 없기에 당사자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00년 전 로마제국의 기초를 마련한 카이사르도 대머리였다고 한다. 멋쟁이와 바람둥이로 소문난 카이사르에게 대머리는 감추고 싶은 약점이었는데, 공적을 세워 시민관을 쓰게 되어 대머리를 가릴 수 있게 되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머리카락은 신(腎)의 성쇠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뼛골의 영화를 나타낸다. 더불어 머리카락은 혈의 성쇠도 드러낸다. 혈이 성하면 머리카락이 윤택하고 혈이 쇠하면 머리카락이 쇠한다. 혈에 열이 있으면 머리카락이 누렇고, 혈이 상하면 머리카락이 희어진다. 한편 머리카락은 심(心)에 속하기도 한다. 심의 화기(火氣)가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검고 부드러우며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이 가장 이상적이다.

어린 아이인데, 머리카락이 성글거나 가늘며 색이 검지 않고 누런 경우가 있다. 이는 부모로부터 신기(腎氣)를 약하게 타고난 것이다. 선천적으로 약하므로 잔병치레가 많고 성장에 장애를 겪기 쉽다. 체질과 병증에 맞는 한약으로 꾸준히 신기를 돋우면 뼛골이 강해져서 머리카락의 숱도 많아지고 색도 검게 변하며 여러모로 건강해진다.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여 대머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유전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기가 약한 체질이기에 그러하다. 체질이 그러하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체질과 병증에 맞는 한약으로 꾸준히 신기를 돋우면 대머리를 예방할 수 있으며 체질적 약점을 보강하여 건강도 더욱 좋아진다.

나이가 많아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노화의 과정이나 동년배에 비하여 급속하게 진행하는 것은 노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이니 기력을 돋우어 노화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 머리카락은 신기를 드러내므로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요즘은 어른들 기대수명이 90이상 되므로 예전과 달리 70대나 80대에 이르더라도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다. 일신이 건강해야 사회활동이나 봉사활동도 제대로 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체질과 병증에 맞게 보약을 드시는 것이 좋다.

유전적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기름진 음식과 술 그리고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특히 저녁에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마시면 습열이 훈증하여 머리에 습과 열이 넘치게 되며 머리카락의 뿌리가 약해져 쉽게 빠진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머리와 몸에 쌓여있는 습열을 제거해야 한다. 습열을 제거하는 방법 또한 체질에 따라 다르므로 한의사의 진료를 받아 알맞게 치료받아야 한다. 근래 여성분들 가운데 정수리 부분에 탈모가 진행되는 분들이 많은데,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생활을 개선하고 치료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나이가 오십이 되면 흰머리가 나기 시작한다. 건강한 사람은 나이가 일흔이 넘어도 검은 머리를 유지한다. 나이가 30, 40대에도 흰 머리가 나는 것은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아 심화(心火)가 성하여 발병한 것이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체질과 병증에 맞추어 치료하면 모발이 다시 검게 된다. 체질적 소인이 있는 경우에도 체질과 병증에 맞게 치료하면 검은 머리로 복원될 수 있다. 탈모와 흰머리에 임시로 두피에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좋지 않다. 잠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뼛골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마치 비료를 사용하여 작물을 키우면 지력이 더욱 손상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