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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의 초상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외협력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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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1  13: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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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외협력위원] 올 한 해를 뒤돌아보니 아직 긴 명절 연휴가 채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연말이 바로 코앞에 다가온 기분이다. 연말이 되면 갖가지 핑계를 가진 모임들이 많아진다.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을 때 얼마나 만족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한 달여 남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새해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등산로에서 만난 중년 남자의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눈에 선하다. 건조하고 주름진 피부에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 누군가 거울에서 자주 본 얼굴이다. 전쟁 같은 삶에서 겪은 걱정 근심을 가득안고 있는 듯하다. 오솔길 끝자락에 있는 널찍한 바위 위에 앉아 한숨을 길게 몰아쉬며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시선이 멈추는 곳을 따라가니 구겨진 종이처럼 볼품없는 구름이 흔적도 없이 흩어진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한 답답함을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아직까지도 IMF의 정리해고와 도산, 외환위기를 겪은 여파로 인해 계속되는 경제적 불안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50대 이후 삶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통하거나 자신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가 중년 가장들을 보잘 것 없다거나 스스로 초라한 사람으로 여기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기러기아빠인 지인으로부터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억울할 정도로 사람 좋고 의리 있는 친구였다. 20여년을 넘게 아내와 자녀 둘을 외국에 보내고 회사 근처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하며, 단지 친구들과 등산이나 운동을 하고 술자리를 갖는 것이 유일한 삶의 낙이었다. 이틀에 한번 정도 가족들과 짧은 영상통화를 하거나 자녀들 방학 때 현지를 찾아가는 일이 유일한 가족들과 만남이었다고 한다. 그간 삶이 겨울 한복판에서 몸서리칠 만큼 춥고 외로웠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You Only Live Once)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현재를 즐기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추운 겨울에 부모님이나 친구가 그리워지는 것은 가장 찬란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다. 가지고 있지 않지만 부족한 것에 상심하지 않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는 자세가 결국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포근하게 미소 지으며 다가와 손을 맞잡는 소중한 인연이 그리워지는 겨울날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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