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이지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생리불순이란 여성의 생리가 주기에 맞춰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리주기가 21일 미만이거나, 35일 이상일 때 생리불순으로 진단한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비정상적인 생리통, 비정상적인 생리혈의 양, 색 등의 이상까지 포함한다. 생리불순을 구분하는 주요한 기준은 주기성과 생리혈의 양이다. 생리주기가 35일 이상이면서 주기가 불규칙하면 '희발월경', 생리 주기가 21일 미만으로 짧으면 '빈발월경', 생리량이 너무 많아 대형패드를 1~2시간마다 교체해야 한다면 '과다월경', 생리량이 너무 적고 3일 이내로 끝나면 '과소월경', 정상적인 생리와 생리 사이에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으면 '월경간 출혈'이라고 한다.

 생리불순의 원인은 다양하다. 생리주기 이상의 경우는 가임기 여성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조기폐경, 갑상선기능이상과 같은 내분비질환 등을 들 수 있으며 생리량 및 통증 이상의 경우는 자궁근종, 선근증, 내막증과 같은 자궁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서 3달 이내의 생리불순은 스트레스나 과로, 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으나 지속되고 반복되는 경우라면 원인을 찾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리의 주기와 양상은 자궁과 난소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주므로 평소 자신의 생리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생리불순을 방치하게 되면 호르몬, 내분비계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배란장애, 비만, 대사장애, 난소기능이상, 자궁질환 등의 2차적 문제를 야기하여 난임이나 불임 및 다양한 여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와 정상적인 생리회복을 위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보통 생리불순을 치료할 때 처방받게 되는 피임약은 복용 시에 생리기간 출혈이 가능하게 하지만 실제 정상적인 배란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생리불순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난소의 배란기능의 회복을 돕고 생리주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여, 자궁건강을 개선하는 것이 한방 생리불순 치료의 목표이다. 한방치료의 장점은 여성의 월경과 관련된 호르몬체계(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가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도와주고 난소기능을 강화시켜 스스로 정상적인 생리를 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침과 뜸을 이용하는 치료를 통해 자궁과 난소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자극하고, 한약치료를 병행하여 자궁과 난소에 기혈을 더하고 어혈 및 노폐물을 줄여 생리불순을 치료하게 된다.

 또한 증상에 맞는 한약재를 끓여서 나온 연기를 외음부에 쐬어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는 한방 좌훈요법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상시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의 교정으로 골반강내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좋으며,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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