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올겨울 독한 감기 바이러스로 인해 안 해도 될 생고생을 겪었다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보았다. 감기 바이러스는 여러 경로를 통해 쉽고, 빠르게 옮겨 다니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문제의 가짜뉴스는 전 세계를 휩쓸었는데 특히 정치적인 사안들에 신종 바이러스처럼 스며들었다. 미국을 시작으로 국내의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당장 비상이 걸린 모양이다.

 가짜뉴스 유통에 주요 매개가 되는 페이스북의 CEO인 저크버그도 대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주사용자들의 불편 신고 등에 의지하는 대책인 걸 보면 한계로 보일 뿐이다. 국내의 경우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바,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막힘없이 자유롭고 신속하여 시간과 장소를 가릴 필요가 없는 기술혜택으로, 사전이든 사후든 가짜뉴스의 폐해를 막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듯이 보인다.

 결국 정보와 뉴스 등을 소비하는 뉴스 소비자들 각각이 가짜정보나 뉴스들을 바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추는 것이 가장 알맞은 대처 방안일 수가 있겠다. 일찍이 인터넷 소통 이후, 즉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미디어 읽기 또는 이해하기)에 대해 학계에서 심각히 논의한 주제로서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 정규편성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 일이 있었으나 흐지부지되고만 일이 있다. 그만큼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될 수 있는 검증되지 않은 무수한 콘텐츠들의 부작용들에 대한 예방적인 조치였다고 볼 수 있다.

 일개 개개인의 견해와 주장이 아닌 뉴스형식을 표방한 것이라면, 이를 수용하는 매우 많은 뉴스 소비자들에게는 독감이 전파되는 독감 바이러스가 되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가짜뉴스의 형태도 매우 교묘해져서 먼저 뉴스내용을 통째로 거짓내용으로 새롭게 조작하는 경우, 어떤 이슈를 두고 특정 프레임으로 만들기 위해 오해할 만한 정보를 생산하여 호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이 밖에도 눈여겨보지 않으면 온갖 기법의 속임수로 가짜뉴스가 지금도 꾸준히 양산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며 공평한 것은, 뉴스 소비자들이 갖는 새로운 미디어의 속성에서 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가장 크게 인식하며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일 게재되는 뉴스의 댓글을 확인해 보면 쉽게 실감할 수 있는데, 결코 수동적으로 따라만 가는 이들이 아니다. 뉴스 소비자들이 남기는 수많은 댓글들은 결코 가벼이 볼일은 아닌 것이다. 물론 아직도 소위 댓글 알바로 불리는 의심 가는 글들이 동시에 게재되는 것은 여전하다. 이제 가짜뉴스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새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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