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몇년전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공전의 히트를 했다. 청춘들이 꿈을 갖고 인생을 계획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보고 멘토의 입장에서 상담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청년들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고, 심금을 울리는 대목이 많아 이 시대 청년들의 애독서가 됐다. 책의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책의 제목만 놓고 본다면 젊어 고생은 사서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우리 기성세대는 청춘의 아픔을 당연시해 왔고, 개중에는 젊은날의 고생을 마치 명예로운 훈장처럼 생각하는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었다. 노력만 한다면 미래는 보장된다는 인식이 부지불식간에 깔려있었다.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이런 사회적 인식을 구태여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은'청춘고생=미래성공'의 공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시대가 아니다. 오죽하면 청년세대의 암울한 미래를 빗대 '3포시대'(연예 결혼 출산), '5포시대'(3포+대인관계 집), '7포시대'(5포+꿈 희망)라는 자조직인 말이 성행하고 '헬조선'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이 돌까. 최근 이러한 우리 청년들의 암울한 현실을 나타내는 보고서가 또다시 공개돼 심히 우울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8일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속적인 경제 성장, 청년층의 심리적 불안 완화, 세대 간 갈등 해소를 위해 벼랑 끝 위기의 청년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청년들은 다른 연령층보다 취업이 특히 어렵고 체감하는 고용 여건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졸자 중 휴학을 경험한 인원은 2010년 115만명에서 지난해 13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5∼29세 청년 체감실업률은 22.7%로 청년층 공식 실업률(9.9%), 전체 연령층의 체감실업률(11.1%)을 훌쩍 넘었다. 일자리가 있더라도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 15∼29세 신규 채용 청년 중 비정규직은 2007년 54.1%에서 2015년 64.0%로 상승했다. 일자리가 변변치 않다 보니 빚은 늘고 소득은 줄고 있다. 전체 가구 평균 부채가 2012∼2016년 28.8% 늘어날 때 30세 미만 가구주 부채는 85.9%나 급증했다. 30세 미만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2015년 2823만원에서 2016년 2814만원으로 줄었다. 이는 소비 부진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30세 미만 가구의 소비지출은 2013년 2299만원에서 2016년 1869만원으로 축소됐다. 그나마 이런 청년들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 충북도는'청년이 행복한 젊은 충북'을 위해 향후 5년간 237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3대 목표와 10대 추진전략, 24대 정책과제, 77개 실천과제를 선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지역사회, 기업 등이 함께 나서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느냐고 하지만 흔들리더라도 꽃을 피울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청춘이 너무 아프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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