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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그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감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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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2  13: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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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지금처럼 공기가 중요하다 생각된 적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은 공기라는 존재 때문에 매일을 살아가면서 그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공기는 늘 그렇게 양호한 상태로 우리 곁에 있을 것으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공기가 자신의 존재감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요즈음의 화두는 미세먼지다. 매일 미세먼지 농도가 표시되고 외출의 가부에 미세먼지 농도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암이 유발되거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이런 소식은 숨 쉬지 않고 한 순간도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우리에게는 충격 그 자체다. 특히 노약자나 영유아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하니 더욱 그렇다.

 중국에 그 책임을 전가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국내적 요인도 적지 않다. 중국은 미세먼지와 총력전을 벌인 결과 베이징의 미세먼지는 5년 전보다 35% 개선되고, 공장이 대거 옮겨간 산동성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30%이상 줄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최소한 5년 간 꾸준히 실행한 국가정책의 결과다. 한국이 허송세월하는 동안 대기 질이 역전되었다.

 돌이켜 보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만든 가습기 살균제 옥시크린 사태도 가족을 위해 좀 더 쾌적한 실내 공기를 제공하려다 초래된 비극이다. 제조사인 영국 본사는 사건을 은폐, 축소하면서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다 분노한 피해자들에게 밀려 최소한의 변상만 약속했다.

 사후약방문에 익숙한 정부와 정당들은 부랴부랴 미세먼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각종 정책을 쏟아낸다. 이는 분명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방편의 일부일 것이다. 서울시는 자동차 매연이 유발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고자 지하철을 무료로 운영한 적도 있었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을 남겼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은 임시 휴교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도 불티나게 팔린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을 나서는 모습이 이제 전혀 낯설지 않다. 어떤 지자체는 마스크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와의 전쟁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도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하게 시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국가가 보호해야 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왜 이런 날을 대비하여 미리 준비하고 예방책을 시행하지 않았을까. 왜 항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시끌벅적한 걸까. 외양간이라도 고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니 이번에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이를 위해 5년 간 노력한 중국의 미세먼지 정책을 배울 필요가 있다. 정권 교체와는 무관하게 국가가 닥쳐올 재앙에 미리 대비하는 장기 정책들을 만들고 시행해야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고, 그럴 때 비로소 국민이 행복해진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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