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막연하게 두렵기만 했던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알고 준비해야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내가 살아온 날 만큼의 시간을 다시 보내게 되면, 죽음에 가까워진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 시간 아쉬웠던 것들에 대해 돌아보고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죽음'은 생명활동이 정지되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생물의 상태이다. 인간으로 치면 호흡과 심장박동이 정지된 상태이다. 그 이후 혈액이 고여 멍이 든 것처럼 나타나는 시반, 체온의 급강하 하고, 숨이 멈춘 이후 2~3시간이 지나면 근육이완에 필요한 물질이 줄어들어 사후경직이 나타난다. 때로는 죽는 순간 심한 정신적 긴장상태면 그 순간이 경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배설물이 배출된다.

 호흡이 멈춘 이후에도 각막, 골수, 심장판막은 15시간까지 살아있는데, 각막은 사후기증도 가능하다. 자! 여기까지가 그가 어떤 재능을 지녔고,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 것과 상관없이 겪게 되는 공통된 결말이다. 욕심도, 고민도, 갈등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가주고 싶어도 갈 수 없고, 나 또한 그들의 길에 함께 할 수 없다. 오롯이 혼자가 되어 겪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 결말까지 인생의 반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이 남아있다. 물론 건강하게 산다는 전제로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지금까지 나에게 중요한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해지지 않았고, 깊이 성찰하지 못했던 것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것은 나에겐 아직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을 선물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껏 행복하게 보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며 나는 나 자신을 위한 과제들을 정하고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인생은 말한 대로 된다' 그러니 나는 나에게 좋은 말들만 해줄 것이다. 비판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지난 반평생 충분히 해봤다. 그러나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는지는 의문스럽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핑계로 미루어 두었던 꿈들을 다시 꺼내 볼 것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건 말이다.

 '나와 매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를 위해 방해받지 않도록 시간을 아예 따로 떼어 놓을 것이다. 남과의 시간은 철저히 약속 잡아 지키면서, 나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깊이 반성한다. '나의 상상력을 위한 활동을 할 것이다' 그러기에 핸드폰, TV로 쉽게 나의 휴식시간을 채우지 않을 것이다. 죽음을 기다리며, 일상에 나를 맡기지 않고, 내가 직접 걸어가는 인생의 후반전은 나를 설레게 한다. 혹시 동참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누구든 세대를 초월하여 언제든지 적극 환영합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