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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나 좀 보세요김윤희 수필가·前 진천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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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4  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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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수필가·前 진천군의원] "카톡", "카톡", "나 좀 보세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휴대폰이 소식을 물고 불러댄다. 전국 어디서나, 아니 지구촌 전역에서 스마트 폰만 있으면 실시간 모든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다. 개인 간 일대일의 소통은 물론이고, 수십 명의 회원이 동시다발로 소식을 공유하며 활발한 대화가 가능하다.

 참으로 편리한 소식통이다.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까지 찍자마다 곧바로 전송이 된다. 사진이 여러 장 넘어올 때는 카톡, 카톡, 숨이 같이 넘어간다. 전화번호만 있으면 된다. 번거로운 가입 절차나 로그인이 필요치 않다. 따로 친구를 추가 하지 않아도 대화가 가능하다. 굳이 글자를 쓰지 않아도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넘치게 전달할 수 있다. 기상천외한 표정과 포즈가 웃음을 절로 나오게 한다. 때에 따라 백만 송이 장미다발이 와 안기기도 한다.

 만능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크나 작으나 단체마다 저마다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댄다. 대여섯 명의 모임에서부터 100명, 200명 수백 명이 넘는 단체도 있다. 점점 들여다보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난다. 시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지도 않은 나이에 2-3년 시차를 두고 양쪽 다 백내장 수술을 받고 보니 휴대폰 들여다보는 일에 주춤해진다.

 띄엄띄엄 몰아서 문자를 확인하는 일이 잦아졌다. 뒤늦게 날짜 지난 소식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제발 전화기 좀 확인하며 살라"고 또 여기저기서 지청구다. 소식을 보내도 묵묵부답이니 속이 터졌나 보다. 전화를 해서 미개인 취급이다. 미개인인건 맞는 듯싶다. 카카오톡으로 보낸 문서를 못 열어 쩔쩔맬 때가 있으니 말이다. 관심 덜 갖고 등한시 한 탓이다.

 아무리 성능 좋은 물건이라도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 아닌가. 시력을 핑계로 만능에 가까운 기능을 방치한 건 내 게으름과 시대에 날렵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무능 때문이다. 음치, 몸치, 길치에 기계치까지 갖은 '치'를 다 끌어안고 치떨며 사니 최첨단 시대에 뒤져 사는 건 분명하다. 처음에는 소리가 울리자마자 들여다보며 문자를 즉시 확인했다. 필요에 따라 머리를 꿇어 박고 댓글 달기에 충실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통에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일에 맥이 끊기는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다 차츰 무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계음 소리가 울리거나 말거나 무감이 무뎌간다.

 "카톡 보냈는데 문자 확인 안했지?" 전화 음성을 듣고서야 "아, 그랬어? 못 들었지" 분명 울림이 있었을 터인데 왜 못 들었을까. 무뎌진 감각은 정작 들어야 할 때 듣지 못하는 불감증으로 굳어가고 있다. 불감증, 안전불감증이 바로 이러한 현상이었구나. 숱하게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하고 번번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을 반복하고 있음은 모두 안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탓이다. 안전불감증은 무관심하고 등한시 하는데서 비롯된다.

 문명의 이기로 등장한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과 프로그램은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늘 손안에 모시고 다니며 들여다보느라 주변의 위험 요소로부터는 이미 무감각해져 가고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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